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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2030 축의 전환 - 마우로 기옌

by 고니과장 2021. 1. 15.

6장.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재와 미래

 자동화와 인공지능, 3D 인쇄 기술의 본질을 깨달으려면 이 기술들이 모든 상황을 뒤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자동화는 인간과 노동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정신 활동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3D 인쇄 기술은 구매자와 공급자가 경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는 물론 기존의 운송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6장.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재와 미래

 보험사들은 늘 지나치게 꼼꼼하다. 위험을 신중하게 계산하며 고객을 살핀 후 선택한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손실로부터 사람들과 재화를 보호해야 하는 보험사 업무는 경제계에서 가장 지루할 것이다. 제조업과 달리 보험의 역사에서 진정한 의미의 혁명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보험사들은 이른바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 즉 흡연자나 30세 이하의 남성 운전자, 혹은 위험한 야외 활동 등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노골적인 차별 등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렇지만 미래에는 보험사들이 실시간으로 자료를 수집해 '위험군' 같은 일반화한 기준이 아니라 도로 위에서의 실제 행동에 따라 그때그때 보험료를 부과할지도 모른다. 운전자의 성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평소 운전 습관이 위험하거나 나쁘면 결국 더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 것이다. 빅 브라더의 감시를 연상시키는 이런 상황은 물론 불안한 감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보험료만 공정하게 책정된다면 도로 위에서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동의할지도 모른다.

 이런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 뒤에 있는 중요한 기술을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라고 부른다. 사물 인터넷이란 모든 사물에 감지 장치와 제어장치를 설치하고 연결하여 공장이나 광산, 에너지 설비, 수송 체계, 소규모 상업 시설, 차량과 가정, 사무실, 심지어 사람들까지도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보험 업계뿐만 아니라 경제계와 사회 전체를 혁명적으로 뒤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약 2000억 개에 달하는 감지 장치와 제어장치들이 사물 인터넷 기술로 연결될 것이다. 사물 인터넷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될 만한 곳은 공장과 도시, 병원, 소매상, 그리고 운송 업계 등이다. 전면적인 사물 인터넷의 적용이 필요한 생태계는 대단히 방대한데, 거기에는 앞서 언급한 물리적 장치들뿐만 아니라 자료 전송이나 자료 저장을 위한 설비, 분석, 그리고 정보 처리를 위한 순환 회로 등도 포함된다. 이 거대한 사회기반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당연히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런 창조적인 파괴의 흐름을 통해 결국 일자리는 사라지는 동시에 새롭게 만들어진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7장. 소유가 없는 세상

 우버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은 그 기반이 되는 지역적 네트워크 효과라는 맥락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 일단 특정 도시에 우버와 연결된 운전자와 이용자가 많아지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 빠르게 지지 기반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우버가 촉발한 전 세계 택시 산업의 변화는 하나의 원칙에 기반한다." <가디언>은 이렇게 지적한다. "기존의 시장에 수많은 운전자와 이용자를, 그러니까 유동성을 더함으로써 이용료는 더 저렴해지고 운전자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원칙이다." 마커스 울슨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버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충분한 편리함에 사람들이 익숙해질수록 정치가들은 우버 문제를 걸고넘어질 이유가 적어진다." 중요한 사실은 "이용료가 급격하게 낮아질수록 우버는 고객층을 늘리는 것 이상의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바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 자체를 만드는 것이다. 우버가 수많은 정치적 난관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거대하고 막대한 가치를 지닌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일이다." 2017년 런던의 금융 중심 지구에서 우버 이용이 금지되자 며칠이 지나지 않아 800만 명 가까이가 이용을 허가해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관계 당국 입장에서는 청원이 정식으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우버의 영업을 다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우버가 그토록 독점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수평적 사고를 적용한 덕분이었다. 우버 창업자들은 사업이 방해를 받으면 회원으로 등록된 운전자와 이용자들이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제 우버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압도적인 독점 기업이 되었다. 

 혁명적인 사실은 공유 경제가 사회경제적 역할과 관계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 화폐와 암호 화폐, 그리고 또 다른 유형의 화폐들이 모두 사용되는 미래를 그려보면 우선 화폐가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20세기 들어 가장 유명세를 치른 화가 중 한 사람이며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인 살바도르 달리에 관한 흥미로운 사례를 살펴보자.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유화들은 현재 수천만 달러를 호가한다.

 재기 넘치는 사업가 기질을 갖추고 유별난 구석도 있었던 그는 친구들과 뉴욕의 어느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는 자리에서 수평적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작은 실험을 했다. 계산할 때가 되자 그는 수표 뒷장에 자신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그려 종업원에게 주었고, 종업원은 그 수표를 주인에게 가져갔다. 달리가 서명하고 건네준 수표는 은행으로 가져가면 달리의 은행 계좌에서 그만큼의 현금으로 바꿔주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수표는 보통 수표가 아니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본 식당 주인은 수표를 액자에 넣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식당 벽에 걸어두었다.

 결국 공짜로 식사한 달리는 매우 흡족해하며 같은 수법을 여러 번 써먹었다고 한다. 당연히 달리가 그림을 그린 수표의 액자가 여러 식당의 벽에 내걸렸다.

 이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생각해보자. 달리가 건네준 수표는 예술 작품으로 바뀌며 별개의 존재가 되었고, 식사는 했지만 그 비용은 실제 통용되는 화폐로 해결되지 않았다. 달리는 천재적인 수법으로 자신만이 쓸 수 있는 화폐를 '찍어낸' 것이다. 사람들은 기꺼이 달리의 '그림'을 '화폐'의 형태로 받아주었다. 물론 이런 일은 진짜 화폐를 둘러싸고도 일어날 수 있다. 이윽고 달리는 자신만의 '화폐'를 무수히 '찍어'냈고, 그 '화폐'의 가치는 실제 음식값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식당 주인들은 제정신을 차리고 수표를 벽에 걸어두는 대신 은행으로 가져가 진짜 화폐와 바꾸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누구든 화폐를 찍어내거나 만들 수 있으며 그 화폐가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편리하게 사용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진짜 '화폐'처럼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대안화폐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경우 투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가가 발행하는 진짜 '화폐'가 그렇듯, 모든 종류의 화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치가 오르내린다. 과도한 공급은 가치를 떨어뜨리며 사람들이 사용할 의지 자체를 줄어들게 만든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2030년이 다가오면서 첨단 기술이 화폐에 관한 새로운 생각을 촉발하고 있다. 정부가 아닌 다음에야 화폐를 찍어 발행하는 일은 번거롭고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불법이다. 그런데 디지털 암호 화폐는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비용과 수고는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대단히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그렇다면 이 놀라운 암호 화폐의 신세계는 무엇을 의미할까? 암호 화폐와 관련된 투기 혹은 투자는 일부에게는 엄청난 부를,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암호 화폐의 가치는 무척 광범위하고 또한 빈번하게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더 이상 화폐와 자산, 부채의 가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면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보자.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금융업과 은행업의 관행들도 같이 바뀔 것이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인간이 화폐와 금융 제도를 발명한 이후 신뢰는 모든 금융 활동의 근간이 되었다. 비트코인 보고서에 담긴 가장 대담한 주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운용되는 암호 화폐가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전자 거래를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나카모토(나카모토 사토시, 비트코인의 발명자)에게 온라인 네트워크는 "그 체계적이지 않은 단순함 안에서 더 믿을 수 있는 존재"였다. 네트워크 안에서 각각의 연결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나 단말기들은 "중앙처리장치의 역량에 따라 유효한 기록, 즉 블록들을 수용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 모든 필요한 규칙과 동기 부여는 이런 의사 표현을 통한 합의를 통해 시행된다." 클릭 한 번으로 나카모토는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금융 제도를 끝내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기술적 기반에는 문제가 없지만 비트코인은 편리하고 신뢰성 높은 교환 수단이 되는 데 결국 실패했다. 계산용 화폐나 가치 보관의 수단으로서도 실패했다. 실패 이유는 다양하지만 각국 정부가 암호 화폐들을 어떻게 규제할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이유가 제일 크다. 또한 한탕을 노리는 투기 세력의 끝없는 탐욕도 문제다. 비트코인 이외에 XRP나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메이커나 지캐시 같은 인기 있는 암호 화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처럼 암호 화폐는 기존의 화폐를 대신하지 못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근본적 토대부터 기존의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암호 화폐 전문가 조지프 버돈(Joseph Buthorn)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토큰, 즉 일종의 증표"로 바꿀 수 있으며 주식, 상품, 채무, 부동산, 예술 작품, 출생 기록, 합의 기록, 학위, 투표 기록 등을 모두 디지털화 한 증명서나 인증서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자료도 이렇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모든 공식 기록 및 등록 보관소는 모든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개인이나 주체가 하나로 모아 관리했는데, 대부분은 국가가 그 주체였다. 문자로 된 최초의 기록은 5000년 전에 등장했고 이후 인쇄술이 탄생했으며, 최근에는 컴퓨터가 등장해 기록 관리와 공유에 관한 모든 일을 뒤바꾸었다. 이제 독특한 분산적, 불변적 특성을 지닌 블록체인 기술이 그보다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총기 규제와 블록체인 기술>은 2017년 11월에 공개된 워싱턴주립대학교 공중보건학 교수 토머스 헤스턴(Thomas Heston)의 논문 제목이다. 이 논문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수평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발전한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의 법률과 상관없이 총기를 더 효율적으로 규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총기 유통을 추적하고 요주의 인물이 총기를 구입하는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는 일 등을 할 수 있다. 총기를 구입한 개인의 배경을 조사하고 범죄에 사용된 총기를 추적하는 작업이 더 원활해질 것이다." 헤스턴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총기 추적 방식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기존의 관련 법률을 유지한 채 총기를 효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듯하다.

 

 2017년 4월, 애리조나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총기를 추적하는 일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주리주 하원의원으로 이후에도 비슷한 법안 상정을 지지한 닉 쇼로어(Nick Schroer)는 이렇게 주장했다. "법안을 의결하는 의원들은 연습 삼아 쏘는 총 한 발 한 발까지 제삼자나 '절대 권력'이 감시할 수 있다는 발상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총기 규제에 관련한 블록체인 기술은 미국 전역에서 총기 사용을 제한하려는 다른 시도들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또 다른 신생 기업 에너지 마인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 소비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집의 단열에 신경 써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암호 화폐로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 상품권은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전기세를 낼 수도 있고 전기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으며, 디지털 암호 화폐가 아닌 '일반' 화폐로 교환할 수도 있다."

-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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