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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지음

by 고니과장 2021. 2. 12.

#. 프롤로그
 2013년 옥스퍼드대의 한 연구진이 향후 15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일자리 47%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후 나는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까?
 이런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전개된 적은 없었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래 기술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간은 항상 기술이 파괴한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지금 문제는, 앞으로도 우리가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기술적 파괴가 가끔 새로운 기업을 창출하는 사례들을 차례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던 기업들이 희생된 결과다. 14만 명을 고용하던 사진 산업의 아이콘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은 직원이 고작 13명에 불과한 스타트업 인스타그램에 디지털 사진의 선수를 뺏기고 2012년 파산 위기에 몰렸다. 전 세계 6만 명을 고용한 거대 영화 대여 체인인 블록버스터(Blockbuster)는 그 직전에 파산했다. 직원 30명 규모로 영화를 직접 가정으로 배달하기 시작한 스타트업 넷플릭스와 도저히 경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목격한다. 바로 가장 최근에 엘리베이터 안내원과 전화 교환원, 공장 노동자 그리고 손에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쓸던 청소부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모두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차 요금 징수원과 매표소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공항 항공사 창구 직원들과 탑승 수속대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많은 식당에서는 컨베이어 벨트가 서빙 인력을 대신하고, 많은 생선초밥집에서는 로봇이 요리사를 대체한다.
 직장이 위협받는 것은 육체노동자들만이 아니다. 언론인, 여행사, 부동산 중개업자, 은행원, 보험사,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 화이트칼라 노동자들까지 위협받고 있다. 사실상 어떤 직업도 안전하지 않다. 모두가 자동화로 인한 영향을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이야기하기 훨씬 전인 2014년에 빌 게이츠는 이미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로 인해 특히 낮은 스킬을 욕하는 분야에서 일자리 수요가 줄 것이다. 지금부터 20년 후에는 숙련된 노동자의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모든 사태에 대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대다수 기업은 자신들이 일자리를 말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운영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들을 믿어야 할까? 만약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떤 직업이 사라지며 어떤 직업이 사라진 직업을 대체할까? 선진국 혹은 아시아, 동유럽, 중남미의 신흥국가, 어느 곳에서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충격을 가장 많이 느낄까? 수많은 질문이 떠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노동 자동화의 쓰나미에 대비해 '우리는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 10. 미래의 일자리 - 청년들을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2013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우리 세대는 쉬웠다'라고 썼다. '우리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물론 운 좋은 아이들은 첫 직장을 찾겠지만, 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직장에서 승진하려면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자주 자신의 일자리르 재창조하고 재설계하고 재해석해야 할 것이다.'
 프리드먼의 말이 현실이 됐다.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WEF))의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선진국 노동자의 75~80%가 1인 기업 또는 임시 노동자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새로운 독립 노동자와 하도급업자 시장에서, 학교에서 배운 대부분의 지식은 졸업할 떄쯤이면 쓸모 없게 될 것이고, 이제 구글 검색으로 누구나 무엇이든 찾아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신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과 자발성이 당신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경제의 '우버화(Uberization)' 즉,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독립 계약자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가 기업이 되어 생각하고 일해야 할 것이다. 지금 회사가 하는 일들을 개인이 모두 해내야 한다.
 끊임없이 신기술에 적응하는 소포트 스킬을 갖춘 인력을 찾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개인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의 스킬을 확장하려는 의지나 절제력이 없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는 반면, 열정이 있거나 평생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스킬을 새롭게 하는 사람들은 취업 시장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교육과 자발성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 10. 미래의 일자리 - 아이들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의 65%는 아직 생기지도 않은 직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문화사와 기술을 연구하는 캐시 데이비드슨(Cathy Davidson) 교수는 자신의 책 <나우 유 시 잇(Now You See it)>에 이렇게 썼다. 실제로 1990년대 초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는 아이폰 앱 프로그래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소셜미디어 관리자로 일하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아이폰과 페이스북, 트위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2007년에 출시되었고, 페이스북은 2004년에 태어났고, 트위터는 2006년에 선을 보였다. 오늘날 웹사이트를 디자인하거나 전자상거래에 종사하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을 하고 있다. 기술 변화의 가속도로 인해 미래에는 이런 현상이 점점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느냐다. 전문가들은 구글 검색 엔진이나 가상 비서의 메모리에서 모든 지식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무엇을 아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이런 지식으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들이 열정을 찾도록 돕고, 창의력과 공감력,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소포트 스킬을 가르쳐야 지식을 생산적인 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 학생 시험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가 학교 교과과정을 바꾸고 있다. 2020년부터는 전통적인 과목들을 의사소통과 창의성, 비판적 사고, 협업 등 4가지 핵심 역량을 강조하는 새로운 과목으로 대체한다. 대부분 사람이 계약자나 기업가로 독립적으로 일하게 될 자동화 세계에서는 이런 스킬들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해나 인쇄기를 발명한 사람을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핀란드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기술 변화의 여파에 뒤처지지 않도록, 자신을 재창조할 의지와 스킬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 10. 미래의 일자리 - "가장 큰 파도를 찾아 당신의 서핑보드를 바로 그 위에 놓으세요"
 일자리 미래 센터(Center for the Future of Work)의 공동 설립자 겸 전무인 밴저민 프링(Benjamin Pring)과의 인터뷰는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대부분의 고등교육기관에는 소프트 스킬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나 학위가 없는데, 청년들에게 어떤 구체적인 진로를 추천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내가 프링에게 15살과 17살인 두 자녀에게 진로에 관해 어떤 조언을 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도 그랬었지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큰 파도를 찾아 그 위에 서프보드를 올려놓는 일'이라고 얘기합니다. 20살 때, 저는 사실 기술에 그렇게 관심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저는 기술이 큰 파도가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저는 기술자로서의 길을 택했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해서 커다란 기회를 만들어냈고, 저는 이 기술이라는 큰 파도 위에 제 서프보드를 올려놓았습니다. 지금 당신이 20살이라면 커다란 새 파도를 찾아서 그 파도를 타야 합니다."
 그가 말하는 '큰 파도'란 무엇일까? 내 질문에 프링은 생명공학, 양자역학 컴퓨팅(Quantum Computing), 사이버 보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우주 탐험 그리고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의 신체 상태를 개선할 예방의학과 웰니스(Wellness) 프로그램 등의 분야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따. 그는 자녀들이 미래의 노동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신과 제가 그랬듯, 15살과 17살인 제 아이들도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 비해 세상은 엄청나게 많이 변했고, 그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짜 요령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큰 파도를 찾는 겁니다. 사양산업에 뛰어들지 말고, 기울어가는 분야나 오래된 기술을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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