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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 1.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by 고니과장 2020. 10. 7.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1.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설명하기 힘든 직업이 살아남는다

오늘날 피부과 전문의들은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피부과를 전공한 뒤, 환자 피부의 갈색 반점을 검사해서 암일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피부에 생긴 갈색 반점 사진을 찍어서 넣으면 위험 여부를 즉시 판단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는 환자들이 늘어날 미래에도 이런 역할이 중요할까?

피부과 의사는 앞으로 알고리즘과 로봇의 진단을 기초로 하는 피부암 치료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통계학이나 로봇공학 등 이전에는 전혀 무관하던 과목들까지 공부해야 할지 모른다. 현재 우리는 인간적으로 진료하고 환자와 공감할 수 있으며, 컴퓨터가 내린 진단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마음씨 좋은 의사를 원한다. 하지만 미래에는 신기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의사가 될 것이다. 예컨대 심장병 전문의가 공학도 공부해서 3D프린터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심장 박동기를 만들어준다면, 동료 의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다.

 

"아주 간단합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몇 마디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면 알고리즘이나 로봇으로 대체되고, 그렇지 않다면 살아남을 것입니다."

알고리즘과 로봇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에서 사람보다 확실히 낫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단순 목록화할 수 있고, 작업의 대부분이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면 조만간 그 일은 알고리즘이나 로봇으로 대체되기 쉽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거의 모든 직업에는 적어도 자동화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순 작업이 있다.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터무니없어 보였던 많은 생각이 이제는 아주 일상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10년 전 누가 내게 스마트폰 시리라는 가상 비서가 생겨서, 아프가니스탄 수도를 물으면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면, 나는 아마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웨이즈라는 내비게이션 앱이 내가 선택한 언어로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짧고 빠른 경로를 알려줄 수 있다거나,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다거나, 슈퍼마켓 계산원이 셀프 계산대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더라도 똑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 훨씬 더 많은 일이 이미 일어나고 있따.

기술 발전이 너무 빨라서 놀랄 새도 없다. 물론 아주 잠깐, 새로운 혁신에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곧 이런 혁신이 늘 우리 곁에 있었던 것처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문득 현실을 깨달을 때면 우리는 '예전에는 어떻게 이것들 없이 살았을까?'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고용을 앞지르고 있다

19세기 와사등(가스 가로등)을 켜는 것이 직업이었던 사람들은 전기 조명 사용이 확대되는 동안 수십 년의 여유를 가지고 직업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영업사원, 경비원, 계산원 그리고 심지어 외과 의사들은 로봇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은 스스로 변화를 모색할 시간이 훨씬 부족하다.


미래의 공장에는 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 이렇게 둘만 일한다

과거에는 자동화가 한 번에 한 산업씩 차례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한 산업 분야에서 기술로 인해 대체된 근로자들은 다른 신흥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사실상 모든 산업에서 자동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전화 응대와 받아쓰기, 속기, 문서 번역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로봇은 비서와 번역가의 일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다른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갈수록 더 적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이런 변화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포드는 말했다.

포드는 자신의 저서에 '로봇공학 혁신의 결과는 햄버거 제조용 로봇이나 정밀 조립용 로봇 개발처럼 가시적이어서 위협받는 직업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자동화의 진전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일반 대중이 인식하기 힘들다. 소프트웨어 자동화는 기업 내부 깊숙한 곳에서 일어날 것이며, 기업과 기업에서 고용하는 직원들에게 더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썼다.

실리콘밸리에서 회자되는 농담이 이런 예측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한다. 미래의 공장에는 직원이 둘만 남는데, 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라는 것이다. 사람의 입무는 개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고, 개는 사람이 기계에 손대지 못하게 막는 일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일자리 감소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일주일에 20시간만 일하고, 기술이 우리가 이런 삶을 즐기는데 필요한 모든 제품 가격을 계속해서 낮출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것은 제가 바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미국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일을 하고 있으며, 정규직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앞으로는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하면 된다? 생각은 좋지만,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뭔가 다른 조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당신은 적게 일하는 대신 분명 필요한 만큼 돈을 벌지 못할 겁니다. 기술로 인해 어떤 것들은 더 싸지고 있지만, 주택과 같이 정말 중요한 것들은 더 싸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주택 가격은 생산성이 아니라, 토지의 희소성에 따라 결정되니까요."


열쇠는 간접적인 일자리에 있다

신기술은 세 가지 방법으로 고용을 증가시킨다. 첫째, 기술은 제품을 생산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직접적인 일자리를 창출한다. 둘째, 아이폰과 같은 플랫폼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서 간접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수백만 기업가들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발명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다. 셋째,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낮추고 자본을 자유롭게 해서 기업과 소비자가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게 한다.

연구진은 이렇게 말한다. "강력한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생산성 호황의 문턱에 서 있다. 네트워크 컴퓨터가 1990년대 생산성과 성장을 이끌었듯이, 이동성과 센서, 분석 그리고 인공지능의 혁신은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고 혁신가와 기업가, 소비자들에게 무수한 새로운 기회를 준다."


스완슨: 실업이 아니라 고용 붐이 일 것이다

내가 스완슨 교수에게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조되는 사례를 들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는 3D프린터와 가상현실 헤드셋이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2007년 아이폰의 출현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아닌 수백만 명에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듯이, 3D프린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개인이 집에 3D프린터를 가지게 될 것이며, 이것으로 필요한 제품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만들어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실업이 아닌 고용 붐이 일 것이다."라고 스완슨 교수는 말했다.


"어쩌면 화성의 정원사가 될지도 모르죠"

코르디로 교수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알 수 없으며, 아이폰에서 나온 수천 개의 앱 사례에서 그러했듯이, 기술이 어떤 일자리를 창출할지 예측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기술 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미래의 직업에 종사할 준비가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고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데이터 분석가로 거듭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술자나 물리학자는 창의성과 추상적 추론을 해야 하는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겄이다.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육체노동자, 판매원, 접수원, 행정 보조원을 로봇과 컴퓨터가 대체하면서, 학위 소지자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사회적 격차가 심해질 것이다. 노동 시장에서 교육은 생존과 성공의 비결이며, 앞으로 더욱더 그럴 것이다.

사회는 일반적으로 세 집단으로 나뉠 것이다. 첫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 지형에 적응할 수 있고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엘리트 집단이다. 그 다음은 개인 트레이너, 줌바 강사, 명상 지도자, 피아노 교사, 개인 요리사 등 주로 엘리트들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둘째 그룹이다. 마지막은 대부분 실업자가 될 것이고 기술적 실업의 희생자가 된 데 대한 보상으로 기본소득을 받게 될지도 모를 사람들의 셋째 집단이다.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노아 하라리는 이 마지막 집단을 '쓸모없는 계급'이라고 지칭했다.

 

옥스퍼드대 경제학자 프레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미래의 일자리는 대부분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고, 자동화하기 어려운 개인 서비스 부분에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예측하는 미래는 '일자리 없는 미래'가 아니라, '기술 산업에서 몇몇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저렴하고 평균적인 품질의 서비스보다 개인화된 서비스의 수요가 더 많은, 양극화가 지속되는 미래'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알고리즘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국 줌바 강사로 전락하는 사회로 향하는 것일까? 나는 프레이 교수에게 물었다. 프레이 교수는 "많은 노동자가 줌바 강사가 되리라고 말하는 것은 과장이겠죠.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어떤 직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는지 조사했을 때, 줌바 강사가 그중 하나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나는 대부분 새로운 직업이 실제로 이런 개인 서비스와 관련된 범주가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말에게 일어난 일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일자리의 미래에 관해 물었을 때, 보스트롬 교수는 자동차의 발명 후에 말이 필요 없어졌던 것처럼, 인간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말의 사례를 통해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에는 말이 마차와 쟁기를 끌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마차는 자동차로, 쟁기는 트랙터로 대체되어 말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전 세계 말의 개체 수 붕괴로 이어졌다.

오늘날 말을 타고 공원을 순찰하는 경찰관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말은 스포츠나 여가 활동에 사용된다.

보스트롬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일을 더 많이 대체하고, 생산성을 대폭 높임으로써 인간 노동력의 필요성은 점점 적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인간이 지금보다 적게 노동해도 된다면, 직업을 가지면서도 예술 활동과 인문 활동, 운동, 명상과 같이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매우 풍요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일자리 자동화는 인간을 말처럼 우울한 미래로 이끌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도 자신의 의지에 반해 바람직하지 않은 직장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줄 수도 있다.


실업자들로 가득한 세상이 멋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사람이 일을 멈추면서 실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고, 직업을 갖는 것이 더는 긍정적이거나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꽤 있다.

지난 세기에 귀족들은 일을 서민들만 하는 더러운 것으로 여겼다면서, "귀족들은 사교와 시 낭송, 음악감상에 전념했지만, 이들은 최고이 사회적 지위를 누렸고 매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의식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이며, 덧없는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귀족들은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노동은 하층 계급의 표시였죠. 보다 바람직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악기 연주, 사냥, 친구들과 술 마시기, 정원 가꾸기, 여행하기였습니다. 일은 강요받기보다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온종일 열심히 일하는 CEO나 의사, 변호사, 정치인이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현대는 비정상적입니다. 역사를 통틀어 이런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미래에 희망은 있지만, 미래로 가는 과정은 혹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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