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저축해야 할까?
저축에 관한 조언들의 문제점
구글 검색창에 "얼마나 저축해야 할까?"를 쳐본 적이 있는가? 무려 15만 건에 달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첫 페이지를 훑어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조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소득의 20%를 저축하라."
"소득의 10%는 무조건 저축해야 한다. 그다음 더 노력해서 20%를 저축하고, 또 그다음에는 30%를 저축하라."
"30세까지 소득의 10%, 35세까지는 소득의 20%를, 40세까지는 소득의 30%를 저축해야 한다."
이러한 조언들은 잘못된 가정을 공유하고 있다. 일단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입이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있다. 두 번째는 모든 소득 수준에 있는 사람이 똑같은 비율을 저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 것이라 가정한다. 이 두 가정 모두 연구를 통해 틀린 것으로 증명되었다.
- 첫째, 소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정해지는경향을 보인다.
- 둘째, 개인의 저축률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소득수준이다.
이런 이유들로 볼 때 "소득의 20%를 저축해라."라는 규칙은 틀렸다. 이러한 충고는 개인의 소득이 해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뿐 아니라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비율로 저축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가정이다.
저축 능력이 있을 때는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 소득 수준이 줄어들었을 때는 그만큼 덜 저축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저축하라
저축에 관해 가장 좋은 충고는 이것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저축하라."
이 단순한 충고를 따르면 스트레스는 훨씬 더 줄어들고 행복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돈을 가졌음에도 전전긍긍하며 지내는 것을 지켜본 끝에 이 사실을 깨우쳤다. 미국심리학회는 "2007년 최초로 미국스트레스조사가 시작된 이래 개인의 재무 상태와 상관업싱 돈은 언제나 미국인들의 스트레스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돈에 관한 가장 흔한 스트레스 중 하나는 바로 "충분히 저축하고 있느냐?"이다. 미국 최대 금융서비스회사 노스웨스턴뮤추얼이 2018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48%가 자신의 저축 수준에 대해 '높은' 혹은 '중간' 정도의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축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스트레스는 불충분한 저축 그 자체보다 더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일한 저축 방법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저축률을 높이는 것은 득 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언젠가 스스로 만든 엄격한 규칙에 따라 저축하는 것을 그만두었더니 더 이상 돈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저축을 하자. 그때부터 재정적인 결정에 끝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그만두게 되었고, 제대로 돈을 즐길 수 있었다.
당신의 생각보다 '덜' 저축해야 하는 이유
이제 막 은퇴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일까? 바로 언젠가 돈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은퇴하고 나서 충분할 만큼 돈을 쓰더라도 은퇴자금이 부족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개의 사람은 은퇴 후 저축한 돈을 다 써버리기보다는 은퇴자산의 가치를 꾸준하게 유지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키워나갔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대다수 은퇴자가 사회보장연금, 투자 포트폴리오 등에서 나오는 연간 소득 금액 이상의 지출은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들은 투자 포트폴리오 자산을 매각하거나 원금을 인출하는 셀다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산이 증가하게 마련이다.
연금계좌의 셀다운을 강제하는 최소인출규정에도 불구하고 은퇴자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은퇴자들이 최소인출규정에 따라 인출한 퇴직연금의 일부를 다른 금융자산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자산을 셀다운하는 은퇴자는 과연 한 해에 몇 퍼센트나 될까? 자산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은퇴자의 58%는 투자수익보다 적은 돈을 인출한다. 26%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버는 금액까지만 인출을 하며, 14% 정도만 원금까진 인출을 한다.
이 자료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실제로 돈이 바닥나는 것보다 돈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퇴직자들에게 더 큰 위험을 안겨주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여러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덜 저축해도 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 저축이다
돈을 모으는 것은 중요하다. 상속 부자가 아닌 이상, 어떤 부자든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하지만 혹시 그러한 저축의 굴레가 여러분의 발목을 잡고 있진 않은지 확인해 보자. 이미 충분히 저축을 하고 있음에도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진 않은가? 미래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저축률을 높이느라 저축과 투자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트레스를 쉽게 보지 마라. 재테크를 함에 있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여러분의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그러한 중압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만큼만' 저축하라.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추어 무리하지 않는 것이 길고 긴 투자의 여정에서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 닉 매기울리 <저스트.킵.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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