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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투자 마인드 (1) 기업의 주인이 되는 방법, (2) 리스크, (3) 현금흐름

by 고니과장 2023. 3. 31.

<돈의 속성>에서 배우는 투자 마인드

1. 소비자가 아닌 주인이 되는 방법

지난 5년간 꽤 많은 주식을 매입했으나 거의 팔아본 적이 없다. 혹 누군가 주식투자를 하는지 물으면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식을 사고파는 일로 돈을 버는 일반적인 주식투자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이 생기면 내가 하는 일은 두 가지다. 내 회사를 더 키우는 데 사용하거나 또 다른 자산을 만들 만한 곳에 보낸다. 최근 몇 년 동안 내 회사에 더 이상 자본이 들어갈 일이 사라지면서 내 잉여 자본은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사업가이자 경영자로 한평생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나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경영자나 사업체가 많아 어느 땐 내가 어린아이처럼 느껴질 정도다. 내가 엄두도 못 낼 시장에서 더 좋은 사업을 하는 회사나 경영자가 너무나 많다. 다행히 이런 회사는 상당수 상장돼 있다. 상장돼 있다는 건 누구나 원하는 만큼 그 회사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백 달러만 사도 되고, 천 달러를 사도 되며, 수백만 달러도 하루에 살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회사라도 마찬가지다.

 

우리 거래처 중에도 해마다 성장하며 경영까지 잘하는 회사가 많다. 혹은 내가 소비자나 고객으로 만나는 회사 중에서도 훌륭한 경영자를 많이 보았다. 그런 회사들은 대부분 내 회사보다 크고 더 성장해 있으며 유능한 경영자들이 있다. 나보다 더 훌륭한 경영자가 나보다 더 좋은 회사를 운영하는데 내가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결국 나보다 훌륭한 경영자에게 투자하는 일은 그들과 동업하는 것과 다름없다. 거기다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언제든 동업이 가능하다. 이제 필요한 건 그 회사의 배당 정책과 배당 비율 그리고 적정 가격대를 찾는 일뿐이다. 적정 가격이란 정해진 예산으로 주당 얼마에 살 수 있으냐보다 몇 주를 살 수 있느냐에 달렸다. 주식 숫자에 따라 배당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되도록 내가 지분을 가진 회사의 물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제 내 회사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컴퓨터로 아마존(AMZN)에서 나이키(NKE) 신발을 사고 체이스뱅크(JPM)에서 받은 비자카드(V)로 결제하고 애플(AAPL) 전화기로 우버(UBER)를 불러 공항에 가서 델타항공(DAL)을 타고 집으로 가다 중간에 코스트코(COST)에 들러 코카콜라(KO) 한 박스를 사 와 삼성(005930) 냉장고에 넣어놓고 나면 자급자족하는 느낌이다. 단순히 소비자나 경쟁자 혹은 방관자가 아닌 주인이 되는 방법이다. 배당일이나 기다리며 주가가 떨어지면 나의 좋은 회사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조차 든다. 나보다 더 훌륭한 경영자의 옷깃을 붙들고 걸어가는 기분은 아버지 같은 좋은 형을 가진 느낌이다.


 

2. 리스크가 무서워 아무도 매입하지 않는 순간

흔히 리스크가 크면 손실이나 이익도 크고, 리스크가 작으면 손실이나 이익도 적다고 이해하는데 이는 수학의 가장 기초적인 공식, 덧셈이나 곱셈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수학에도 곱하면 오히려 작아지는 답이 있듯 리스크도 복잡한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리스크가 증가하면 이익에 대한 불확실도 증가하고 손실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보통 변동성이 큰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변동성에 따라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것 자체가 리스크를 줄여놓은 상태라는 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흔히 주식시장에서는 돈을 버는 활항기에는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주가 폭락기에는 리스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폭락장에서 얼마나 깊고 오래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니 그 리스크가 너무 커 보여 아무도 주식을 사지 않아 급락한 것이다. 사실은 그 시기가 리스크가 가장 줄어 있는 때다.

 

상승장처럼 아무도 리스크를 겁내지 않을 때가 리스크가 가장 큰 경우도 있다. 오히려 리스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상승장이 가장 리스크가 크다. 거품이 생기는 유일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스크를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워런 버핏의 유명한 말이 있다.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야 한다." 워런 버핏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지점을 리스크가 줄어든 상태로 본 것이다. 

 

결국 나쁜 상황은 나쁜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할인된 가격에 자산 구매 기회를 주니, 리스크가 줄어든 시점이 된다. 리스크가 무서워 아무도 매입하지 않는 순간이 리스크가 가장 적은 순간이 되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때는 비행기 사고가 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다. 모든 항공사가 정비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3. 돈이 생기는 대로 부동산이나 배당주를 사모아야 한다 

가정해 보자. 1년에 수입이 5,000만 원인 사람이 있다.

  • A는 매달 일정하게 400만 원을 버는 사람
  • B는 어느 땐 1,000만 원을 넘게 벌기도 하지만 어떤 달은 한 푼도 벌지 못한다

두 사람 모두 매년 5,000만 원의 수입이 생기지만 돈의 힘은 서로 다르다. 수입이 일정하게 발생한다는 건 그 수입의 질이 비정규적인 수입보다 좋다는 뜻이다. 언젠가 비가 와도 당장 가뭄이 들어 작물이 타 죽는 것과 같다. 몸 안에 피도 일정하게 흘러야 사지가 움직이고, 호흡도 일정해야 생명이 연장되며, 음식도 일정하게 먹어야 죽지 않는다. 10분 동안 물속에 있다가 모자란 숨을 몰아넣는다고 사람이 살아날 수는 없다. 굶어 죽은 사람 입에 고기를 넣어준다고 사람이 살아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돈도 같다. 현금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경제적으로 삶이 윤택해진다. 돈이 일정하게 들어온다는 건 체계화된 경찰이나 군인 수백 명만으로 수천, 수만 명의 군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과 같다. 이 흐름이 거친 인생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준다.

 

규칙적인 수입의 가장 큰 장점은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말은 금융자산의 가장 큰 적인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리스크는 자산에 있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며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몰라서 모퉁이를 돌다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 리스크다. 이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다. 그 자체가 신용을 부여하며 이 신용은 실제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같은 5,000만 원이라도 1억 원 혹은 그 이상의 자산으로 변형돼 현실에 나타난다.

 

자신의 수입이 생기는 대로 일정한 소득이 나올 수 있는 부동산이나 배당을 주는 우량 주식을 사서 소득을 옮겨놓아야 한다.


- 김승호 <돈의 속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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