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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메모장)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 투자

by 고니과장 2023. 7. 9.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2장: 투자

찰리와 나는 버크셔 보험사 계좌로 보통주를 살 때마다 비상장회사를 산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삽니다. 우리는 회사의 경제성을 내다보고, 회사 경영자들을 살펴보며, 가격이 적정한지 검토합니다. 언제 얼마에 팔 것인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회사의 내재가치가 만족스러운 속도로 증가한다고 예상되는 한, 주식을 무기한 보유할 생각입니다. 투자할 때 우리는 자신을 기업분석가라고 생각합니다. 시장분석가로도, 거시경제분석가로도, 심지어 증권분석가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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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이자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은 오래전에 시장의 등락을 바라보는 태도를 가르쳐주었는데, 이것이 투자 성공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레이엄은 매우 싹싹한 친구 미스터 마켓(Mr. Market)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비상장회사를 당신과 함께 경영하는 미스터 마켓은 호가를 제시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가격을 제시하면서 당신의 지분을 팔거나 지분을 사라고 제안합니다.

둘이 함께 경영하는 회사는 실적이 안정적인데도 미스터 마켓이 제시하는 가격은 들쭉날쭉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가엾은 친구는 불치의 정서질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행복감에 젖어 사업에 긍정적인 요소만을 바라봅니다. 이렇게 기분이 좋을 때에는 매우 높은 가격을 부릅니다. 당신이 자신의 지분을 헐값에 낚아채서 막대한 이익을 빼앗아갈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때로는 매우 낮은 가격을 무릅니다. 당신이 지분을 자신에게 팔아넘길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미스터 마켓에게는 사랑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당신이 무시해도 그는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그가 오늘 제시하는 호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그는 내일 다시 와서 새로운 호가를 제시합니다. 거래 여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이런 조건이면 그의 조울증이 심할수록 당신에게 유리합니다.

그러나 무도회에 간 신데렐라처럶 당신에게도 주의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자칫 마차가 호박으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미스터 마켓은 당신의 스승이 아니라 하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신에게 유용한 것은 그의 지혜가 아니라 돈입니다. 언젠가 그가 어리석은 모습으로 나타나면 당신은 그를 무시해도 좋고 이용해도 좋지만, 그의 영향에 휩쓸리면 재난을 당하게 됩니다. 실제로 당신이 미스터 마켓보다 사업을 훨씬 잘 이해하고 평가한다고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와 거래해서는 안 됩니다. 포에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30분 동안 게임을 하고서도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자신이 봉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전문가와 학자들이 효율적 시장, 다이내믹 헤징, 베타를 논하는 시대이므로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 비유는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일지 모릅니다. 전문가들이 이런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신비에 싸인 기법들이 투자 조언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가치가 있으니까요. 주술자가 단지 "아스피린을 2알 드세요"라고 말해주고도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을까요?

투자 조언을 듣는 사람들에게 시장의 비밀이 과연 가치가 있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내 생각에 성공 투자는 심오한 공식, 컴퓨터 프로그램, 주가 흐름에서 나타나는 신호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동시에, 무섭게 확산하는 시장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때 성공할 것입니다. 나는 그레이엄이 가르쳐준 미스터 마켓 개념을 마음 깊이 새겨둔 덕분에 시장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엄의 가르침에 따라 찰리와 나는 일간 주가나 연간 주가가 아니라 영업 실적을 보고 우리의 투자가 성공했는지 판단합니다. 시장이 영업 실적을 당분간은 무시할 수 있지만 결국은 확인해줄 것입니다. 그레이엄은 말했습니다.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만족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기만 한다면 사업 실적을 빨리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늦게 인정받는 편이 더 유리합니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더 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시장이 기업을 내재가치보다 높게 평가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보유 주식을 팔 것입니다. 때로는 공정하게 평가되었거나 저평가된 증권을 팔 수도 있습니다. 더 저평가되었거나 우리가 더 잘 이해하는 증권을 사야 한다면 말이죠.

그러나 단언하건대 단지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우리가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팔지는 않습니다(월스트리트 격언 가운데 가장 어리석은 것은 "이익을 실현한다고 거덜나는 법은 없다"일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자본이익률이 만족스럽고, 경영진이 유능하고 정직하며, 주가가 과대평가되지 않는 한, 어느 증권이라도 기꺼이 무기한 보유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보험사가 보유한 보통주 3종목은 주가가 과대평가되더라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3종목을 우리가 보유한 계열사로 생각합니다. 미스터 마켓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팔아버릴 상품이 아니라, 영원히 보유할 버크셔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만 덧붙이겠습니다. 불가피하게 엄청난 보험손실을 충당해야 하는 경우는 일부 지분을 팔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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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퀴즈를 내겠습니다. 당신은 평생 햄버거를 먹을 계획인데 소를 키우지 않는다면 소고깃값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마찬가지로 당신은 간혹 차를 사야 하는데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면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물론 답은 질문 안에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퀴즈입니다. 당신이 앞으로 5년 동안 주식을 사 모은다면 이 기간에 주식시장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이 퀴즈에는 틀리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앞으로 장기간 주식을 사 모을 사람들조차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주가가 내리면 우울해합니다. 이는 햄버거를 사 먹으려는 사람들이 소고깃값이 오른다고 좋아하는 셈입니다. 이런 반응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곧 주식을 팔 사람들만 주가가 오를 때 기뻐해야 합니다. 주식을 살 사람들은 주가가 내려가기를 바라야 합니다.

주식을 팔지 않을 버크셔 주주라면 선택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먼저, 버크셔 주주들은 자신이 번 돈을 모두 써버리더라도 자동으로 저축하는 셈입니다. 버크셔가 이익을 모두 유보하여 그 돈으로 기업과 주식을 사 모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업과 주식을 더 싸게 사 모을수록 우리 주주들의 저축은 더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게다가 버크셔는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회사들은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혜택은 주가가 내려갈수록 커집니다. 주가가 낮으면 우리 자회사들은 같은 돈으로도 주가가 높을 때보다 자사주를 더 많이 사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워싱턴 포스트, 웰스 파고는 요즘처럼 주가가 높을 때보다 과거 주가가 매우 낮을 때 자사주를 많이 매입하여 버크셔에 매우 큰 이익을 안겨주었습니다.

해마다 연말에 버크셔 주식의 보유 현황을 보면 주식의 약 97%를 연초부터 보유하던 주주들이 갖고 있으므로 버크셔 주주들은 저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내려가면 우리 주주들은 기뻐해야 합니다. 버크셔와 자회사들이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문 머리기사에서 "시장 폭락으로 투자자 손실 발생"을 읽게 되면 웃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시장 폭락 때 팔면 손실이지만, 사면 이득"이라고 고쳐 읽으십시오. 사람들은 흔히 이 자명한 이치를 망각하지만 파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 손실을 보면 누군가 반드시 이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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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해할 수 있으면서 실적도 견실한 기업의 주식을 판다면 이는 대개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이런 기업은 찾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회사 운영에 몰두하는 경영자들은 이런 이치를 잘 이해합니다. 모회사는 장기 전망이 탁월한 자회사라면 어떤 가겨에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CEO는 "가장 중요한 기업을 왜 팝니까?"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CEO가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때에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주식중개인의 피상적인 주장 몇 마디에 즉시 이 기업에서 저 기업으로 갈아탑니다. 아마도 최악의 사고방식은 "이익을 실현한다고 거덜나는 법은 없다"일 것입니다.

최고의 자회사를 팔자고 CEO가 이사회에서 이렇게 주장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사업에 통하는 이치는 주식에도 통합니다. 탁월한 기업을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을 끈덕지게 보유하는 것처럼, 투자자도 탁월한 기업의 주식을 소량이라도 끈덕지게 보유해야 합니다.

앞에서 나는 1919년에 코카콜라에 40달러를 투자했다면 얼마가 되었을지 이야기했습니다. 코카콜라가 소개되고 50년도 더 지나 미국의 상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1938년, <포춘>에 탁월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두 번째 문단에서 기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지닞한 거물 투자자가 해마다 몇 번씩이나 코카콜라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실적에 깊은 경의를 표했지만, 투자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두려워한 것이다."

물론 경쟁은 1938년에도 있었고 1993년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1938년에는 코카콜라가 2억 700만 상자 팔렸지만, 1993년에는 50배가 넘는 107억 상자나 팔렸습니다. 1938년에 파티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1919년에 40달러를 투자해서 1주를 샀다면 1938년 말에 3,277달러가 되었지만, 1938년에 새로 40달러를 투자했다면 1993년 말에는 2만 5,000달러가 되었습니다.

1938년 <포춘> 기사를 한 번만 더 인용하겠습니다. "코카콜라와 같은 대기업이 코카콜라처럼 변함없는 제품을 팔아 10년 매출 기록을 세운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후 55년이 지났고 코카콜라의 제품 종류가 다소 늘어났지만, 이 표현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맞아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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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원저, 로렌스 커닝햄 편저, 이건 편역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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