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언제 팔아야 할까?
매도 타이밍 결정
'저스트.킵.바잉.' 투자의 철학을 알고 있음에도 실제로 투자를 하다 보면 자산을 팔아야 할 때가 온다. 매도 타이밍 결정은 투자자에게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이다. 매도를 위해서는 투자자의 가장 강력한 감정적 편향, 즉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매도를 하는 투자자들은 '상승장을 놓치면 어쩌나', '하락장에서 돈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두려움은 여러분이 내리는 모든 투자 결정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러한 감정적 편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일련의 객관적 기준에 따라서 매도 결정을 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객관적 기준을 미리 마련해 두면 두려운 감정이 들더라도 매도를 결정할 수 있다.
여러 이유를 검토해보고 나서 나는 오직 세 가지 이유만이 자산 매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해
- 손실을 보는 편중된 포지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 재정적인 필요가 있을 때
이 세 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어떤 경우도 '절대로' 매도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도 타이 전략
자산을 매도하는 세 가지 이유를 논의하기 전에, 우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매도 타이밍부터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이전 글(↑ 위 링크 참고)에서 주식 매수 시기와 관련해 하루라도 빨리 매수하는 편이 나은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간단하다. 대부분의 시장은 대체로 상승하므로 매수를 늦추는 것은 대개의 상승장을 놓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자산을 매도할 때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의 결론은 정반대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하므로 최적의 매도 시점은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 매수와 달리 매도는 긴 시간에 걸쳐서 혹은 가능하다면 나중에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즉시 매도가 유리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선택권이 있다면 가능하면 오래 기다리거나 조금씩 분할 매도 방식으로 빠져나오는 게 일반적으로 더 낫다. 다시 말하자면 "빨리 사서, 천천히 팔아라."이다.
1.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매도의 세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1)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무조건 좋을까
우리는 리밸런싱이 없는 포트폴리오가 매년 리밸런싱을 하는 포트폴리오보다 일반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리밸런싱은 대개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팔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결국 장기적으로 총수익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일반적으로 수익을 높여주지도 않는데 왜 사람들은 열심히 리밸런싱을 하려고 할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리밸런싱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하는 것이다. 리밸런싱은 변동성이 높은 자산(주식)에서 변동성이 낮은 자산(채권)으로 돈을 옮김으로써 대체로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하락세일 때는 정반대 효과를 낳는다. 이 경우 리밸런싱은 채권을 팔아 계속 떨어지기만 하는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오히려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상황이 흔하진 않지만 정기적인 리밸런싱이 리스크를 관리하기에 불완전한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러함에도 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서 리밸런싱을 하라고 추천한다. 물론 올바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긴 하지만 말이다.
(2) 얼마나 자주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야 할까
여러분에게 얼마나 자주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알려주고 싶지만, 사실 그 누구도 정답을 모른다. 한 달에 한 번에서 일 년에 한 번까지 여러 주기로 시뮬레이션해봤지만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떤 시기에는 아예 리밸런싱을 하지 않는 쪽이 리밸런싱을 하는 것보다 일관성 있게 더 나은 수익률을 보였다.
주기적으로만 한다면 언제 얼마나 자주 리밸런싱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로 매년 한 번씩 하는 연례 리밸런싱을 추천한다.
- 시간이 덜 든다.
- 납세 시즌과 겹친다.
이 둘은 각기 다른 이유로 중요하다.
- 우선 첫째로, 해마다 포트폴리오를 모니터하는 데 쓸 시간을 줄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
- 둘째, 연례 리밸런싱은 다른 세금 관련 재정 결정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자산을 매도한다면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리밸런싱 해서 가능한 한 일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언제, 얼마나 자주 리밸런싱을 하든 불필요한 세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세 가능한 계좌에서는 빈번한 리밸런싱을 피해야 한다. 리밸런싱할 때마다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세금을 내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할 방법은 없을까?
(3) 더 나은 리밸런싱 방법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리밸런싱하는리밸런싱 하는 방법이 최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보다 나은 방법, 즉 세금 없이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하는 방법도 있다. 그냥 계속 사면 된다. 나는 이를 '매입 리밸런싱'이라고 부른다. 목표할당에서 부족한 자산을 시간을 두고 계속 사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하는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이 전략은 계속해서 자산을 매입할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유효하다. 더는 투자자금이 없는데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면 기존 자산을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
매입 리밸런싱 전략은 폭락장이 닥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보전해 준다. 특히 시간을 두고 포트폴리오에 자산을 계속 추가하는 방법은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
매입 리밸런싱 전략의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포트폴리오가 커지면서 자산을 추가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 규모가 작을 때는 자산을 추가해서 리밸런싱 하기가 쉽지만, 포트폴리오가 커질수록 리밸런싱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2. 편중된 포지션에서 빠져나오기
편중된(손실을 보는) 포지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매도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나는 특정 개별 주식이나 편중된 포지션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얼마나 팔아야 할까? 여러분의 재정적 목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려 하고 하나의 주식에 편중된 포지션을 갖고 있다면, 그 주식을 팔아서 대출금을 갚아버리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반드시 최적의 방법은 아닐 수 있다. 편중된 자산이 부동산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많이 가치가 증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스크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다. 편중된 포지션의 미래 수익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주택담보대출금은 언제든 무조건 갚아야 하는 것이다. 때로는 확실성을 위해 불확실성을 희생하는 게 더 낫다.
그렇다면 정확히 얼마를 매도해야 할까? 우선은 매도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을 고수하라. 그 방법이 매월 혹은 매 분기에 10%를 매도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50%는 매도하고 나머지는 보유하는 방법, 혹은 당장 거의 전부를 처분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어쨌든 밤에 두 다리를 뻗고 잘 방법을 찾아라. 또 가격 기준을 정해놓고 매도할 수도 있다. 얼마의 가격까지 상승하거나 하락했을 때 매도를 하기로 미리 기준을 정해놓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매도 결정에서 불필요한 감정적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어떤 매도 방법을 선택해도 괜찮지만, 다만 한 번에 전부를 매도하는 방법은 말리고 싶다. 세금 때문에도 그렇지만, 매도 후에 가격이 상승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도수량을 결정할 때면 반드시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야 한다.
어쨌든 편중된 포지션을 보유했다면 전반적인 주식시장과 비교해 수익률이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편중된 포지션의 리스크). 여러분이 편중된 포지션을 갖고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의 리스크를 받아들일지 생각해 보고 그 기준에 따라서 매도하면 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손실을 볼 포지션은 흔치 않기 때문에 아예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 변동으로 인한 일시적 수익 저조를 포지션의 손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모든 종류의 자산은 언젠가는 수익 저조를 겪기 마련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수익 저조를 이유로 장기적으로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낮은 자산을 팔아치워서는 안 된다. 수익 저조는 불가피한 현상이니 그것이 자산을 매도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3.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마지막 이유는 명확하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다.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자금 마련이든, 주택과 같은 대규모 구매를 위한 자금 마련이든 자산 매도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여러분이 자신의 돈을 갖고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냥 원하는 대로 마음껏 써라.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기 전에, 그보다 먼저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위해 돈을 써라.
내가 이러한 조언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현명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자산을 매도해도 되는 경우는 단 세 가지뿐이다
반복해서 얘기해 왔다. '저스트.킵.바잉.'
하지만 팔아야 할 때도 있다. 단 자산 매도가 정당화되는 것은 다음 세 가지 경우뿐이다.
-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해
- 손실을 보는 포지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 그리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만 잊지 말자. 우리가 돈을 버는 목적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다. 무엇도 이 명제보다 앞설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자산을 매도하여 훌륭하게 소비할 필요도 있다.
- 닉 매기올리 <저스트.킵.바잉. -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3개의 단어> 중에서
'배당성장주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산배분, 마켓 타이밍 그리고 종목 선택 (0) | 2023.03.23 |
---|---|
SCHD 리밸런싱 결과 (0) | 2023.03.22 |
주식시장 변동성을 이기는 매수 전략 그리고 매수 시점 (0) | 2023.03.21 |
마켓타이밍과 매수타이밍 (0) | 2023.03.21 |
투자심리별 해결법 (0) | 2023.03.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