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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장주 투자

마켓타이밍과 매수타이밍

by 고니과장 2023. 3. 21.

1. 마켓타이밍: 언제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돈을 투자하라

투자 결정의 안내지표가 될 수 있는 하나의 정보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대부분의 주식시장은 대부분의 기간에 상승한다."
인간의 역사가 아무리 혼란스럽고 때로 파괴적이어도 이 사실은 계속 유지된다. 워런 버핏의 말을 들어보자.

"20세기에 미국은 큰 비용과 더불어 커다란 상처를 안겨준 두 번의 세계대전은 물론 수많은 군사 분쟁을 치렀다. 대공황을 겪었고, 열 번 내외의 경기침체 및 금융시장 패닉과 석유 파동을 겪었다. 지독한 독감 대유행으로 고생하고, 탄핵당한 대통령이 사임하는 것도 보았다. 그런데도 다우존스지수는 66만에서 1만 1,497로 올랐다."

게다가 이런 경험은 미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플러스 수익 추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경험적 근거는 여러분이 가능하면 빨리 돈을 투자해야 함을 말해준다. 왜 그럴까?

대부분의 주식시장이 대부분의 기간에 상승한다는 사실은 투자를 망설이며 흘러 보내는 하루하루가 미래의 관점에서 보자면 손해를 축적하는 나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투자 적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뛰어들어라.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돈을 투자하라.

간단한 사고실험의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여러분에게 갑자기 100만 달러가 생겼다. 앞으로 100년 동안 이 돈을 크게 불리고 싶다. 하지만 투자 전략은 둘 중 하나로 제한되어 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 지금 당장 100만 달러를 모두 투자한다.
  • 매년 1만 달러씩 100년에 걸쳐 투자한다.

어떤 쪽을 선택하겠는가? 시간이 길수록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 가정한다면(사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투자하겠는가?) 지금 당장 투자하는 편이 100년에 걸쳐 조금씩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다. 투자에 100년이 걸린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만큼 높은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야 할뿐더러 그동안 투자하지 않고 그냥 가지고 있는 현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치가 떨어질 테니 말이다. 똑같은 논리를 100년보다 짧은 시기에도 대입할 수 있다. 100년을 기다려 투자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100개월 혹은 100주를 기다려서도 안 된다.

오래된 속담이 있다. "시작하기에 가장 좋았던 때는 어제였다. 다음으로 좋을 때는 오늘이다."

물론 여러분은 '과연 이 결정이 올바른 결정일까' 하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좀 더 좋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 것이다. 그럴 수 있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더 나은 수익을 안겨줄 가격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그런 느낌은 완전히 무시해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부터 어째서 더 낮은 가격을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최적의 마켓타이밍

1930년에서 2020년 사이에 무작위로 거래일을 선택해 다우존스지수에 투자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다우존스지수가 하락한 채 장을 마감할 확률은 95%가 넘었다. 한 달에서 하루 정도만 절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입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이 말은 반대로 얘기하면 한 달 거래일 20일 가운데 나머지 19일에 투자했을 때 거의 대부분미래의 어느 시점에 후회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낮은 가격을 기다리는것이 괜찮아 보인다. 

 

문제는 가격 하락이 일어나지 않거나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09년3월 9일에는 다우존스지수 6,547로 장이 마감했다. 2008년에 시작된 금융위기 중 가장 밑바닥을 찍은 날이었다. 이전에 다우존스 지수가 6,547에 가장 가까웠던 때는 1997년 4월 14일, 그러니까 12년 전이었다. 예를 들어 1997년 4월 15일에 미국 주식을 사고 더 낮은 가격을 기다리겠다고 작정했다면 무려 12년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어떤 투자자라도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리지는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가격 변동에 근거해 시장타이밍을 잡아서 주식을 매매하는 전략은 이론적으로만 매력절일 뿐 실제로는 구현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투자를 해야 할 최적의 마켓타이밍은'가능하면 빨리'다.


바이나우(Buy Now) vs. 애버리지인(Average-In)

앞으로 내가 사용할 용어부터 정의해보자.

  • 바이나우(Buy Now) : 한 번에 모든 돈을 투자하는 행위.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당장에 가진 돈 전부를 투자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 애버리지인(Average-In) : 가진 돈을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투자하는 행위. 어떻게 투자하는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방법은 정해진 기간에 규칙적으로 같은 금액의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개월에 걸쳐 한 달에 한 번씩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나는 1만 2,000달러를 12개월 동안 바이나우와 애버리지인 방식으로 각각 투자하고 그 결과를 비교해 봤다. 바이나우에서는 첫 달에 가진 돈 1만 2,000달러를 전부 투자하고, 애버리지인에서는 첫 달에 1,000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11개월 동안에도 매달 1,000달러씩 투자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두 방식 모두 S&P500 주식에 투자했고, 시기를 막론하고 애버리지인 방식이 바이나우 방식보다 수익이 저조했다. 애버리지인이 바이나우로 확실히 더 높은 수익을 올렸을 때는 1929년과 2008년으로 주식시장이 붕괴하기 직전뿐이다. 이는 폭락을 거듭하는 장에서는 조금씩 나누어 매수하는 것이 단 한 번에 매수하는 것보다 평균 매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언제나 시장이 붕괴하기 직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폭락장은 대단히 드물게 일어난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통틀어 봤을 때 애버리지인이 바이나오부다 수익이 저조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제 주식투자를  할 때 바이나우가 애버리지인보다 훨씬 좋은 전략임을 이해했을 것이다.


시장 고점에서 바이나우(Buy Now) vs. 애버리지인(Average-In)

바이나우 전략을 추천했을 때 흔하게 접하는 반응이 하나 있다. "보통은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극단적인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는 의견이다. 여기에서 극단적이란 것은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되었거나 저평가되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주가가 고평가 되었을 때는 바이나우가 아닌 애버리지인 전략을 고려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내가 이용하는 가치평가비율은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yclically-adjusted price-to-earnings ratio, CAPE)이라고 하는 것이다. CAPE는 미국 주식 전반에서 1달러 수익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돈을 써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예를 들어 CAPE 지수가 '10'이라면 1달러를 벌기 위해 1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CAPE 지수가 높으면 수익에 비해 주가가 비싸다는 것이고 CAPE 지수가 낮으면 주가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한다. 애버리지인과 바이나우의 수익을 1960년대 이래 CAPE백분위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애버리지인이 바이나우에 비해 모든 경우에 수익이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CAPE 백분위 애버리지인의 평균 수익 저조율 (12개월 구간) 바이나우보다 애버리지인의 평균 수익이 더 저조한 비중 (12개월 구간)
CAPE < 15
(<25 백분위)
5% 67%
15 < CAPE < 20
(25~50 백분위)
4% 68%
20 < CAPE < 25
(50~75 백분위)
3% 71%
25 < CAPE
(>75 백분위)
2% 70%

 CAPE 지수가 높을수록, 즉 주가가 더 고평가 되었을 때 애버리지인의 수익 저조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이렇게 애버리지인의 수익 저조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이렇게 애버리지인 전략이 우세한 수익을 보이는, 주가가 고평가 되었던 시기를 더 분석해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샘플 데이터의 양이 너무 빈약했다. 예를 들어 2019년 말처럼 CAPE가 30 이상 수준일 때만 보면 애버리지인 방식이 바이나우 방식보다 12개월 구간에서 1.2% 더 높은 평균 수익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을 제외하면 CAPE가 30을 넘어선 것은 닷컴버블 시기 단 한 번뿐이었다!

 

CAPE 지수가 너무 높다고 해서(주가가 고평가 되었다고 해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면 큰 수익을 놓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CAPE가 30을 넘었던 것은 2017년 7월이었다. 그때 주식을 현금화했다면 2020년 말 S&P500 지수가 65% 상승한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주가가 고평가 되었다는 이유로 애버리지인 방식으로 투자하며 현금보유를 고집하려면 이것을 잘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시장이 하락하길 기다리고 있다면

당장 가진 돈 전부를 투자할 것이냐, 아니면 시간을 두고 조금씩 투자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문제라면 나의 대답은 명확하다. 거의 언제나 지금 당장 전부를 투자하는 게 옳다.

 

어떤 가치평가체계를 이용하든 어떤 종류의 자산에 투자하든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투자 적기를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여러분은 그만큼 가난해진다. 여기에서 '일반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경우라면 애버리지인 방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조금 더 낫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투자자가 시장이 하락하길 기다리며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2. 그럼에도 마켓타이밍을 잡을 생각이라면

여전히 마켓타이밍을 잡을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번에 설명하는 내용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하나의 게임을 해보자. 여러분이 1920~1980년의 어느 날로 돌아가 향후 40년간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의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 평균단가분할매입법(DCA) : 매달 100달러씩 40년 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수한다.
  • 바이더딥(Buy the dip) : 최저점 매수 전략을 의미한다. 매달 100달러씩 현금을 저축하되 주식은 저점(dip) 일 때만 매수한다. 여기에서 '저점'은 단순한 하락세를 의미하지 않는다. 단기간에 다시 가격 반등이 예상될 때의 저점을 의미한다. 나는 이 두 번째 전략을 조금 수정해 더 나은 전략으로 만들어보려 한다.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능력을 부여해 주식 매수 타이밍까지 파악하도록 해줄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은 두 번의 사상최고가 지점 사이에 있는 바닥을 정확히 알 수 있고, 따라서 언제 바이더딥을 해야 하는지도 확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게임에 또 하나 유일한 규칙이 있다. 주식을 추가로 더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단 주식을 매수하면 정해진 기간까지는 그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바이더딥이 손실을 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주식시장이 바닥을 칠 때를 안다면 언제나 최고점에 비해 더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전략을 실전에 적용해 보면, 1920~1980년의 어느 시기이든 40년간의 투자수익을 비교하면 바이더딥이 평균단가분할매입법보다 70% 더 수익이 저조했다. 언제 시장이 바닥을 칠지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아무리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이라 해도 평균단가분할매입법을 이길 수 없다! 바이더딥은 심각한 하락장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을 때만 효과가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한 하락장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주식시장 역사에서 주식시장이 붕괴에 가까운 폭락을 보인 것은 1930년대, 1970년대, 2000년대 단 세 번뿐이다. 아주 드문 일이다. 다시 말해 바이더딥이 평균단가분할매입법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바이더딥이 평균단가분할매입법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완벽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저점을 겨우 두 달만 놓쳐도 평균단가분할매입법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30%에서 3%로 줄어든다.

 

내 말이 믿기 어렵다면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바이더딥(Buy the dip)의 원리

아무리 완벽한 정보를 갖고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바이더딥은 평균단가분할매입법보다 더 좋은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따라서 다음 저점에서 매수를 시작하기 위해 현금을 모으는 전략은 지금 당장 매수에 나서는 것보다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분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고 또 고대하며 저점을 기다리지만, 그 저점은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에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앞으로 달려가는 동안 여러분은 복리 효과를 누릴 기회를 놓치며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 

 

바이더딥 전략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애당초 우리는 매수에 나서야 할 최적의 저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까지는 우리가 언제가 최적의 저점인지 알고서 바이더딥에 나선다는 가정으로 분석을 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분석을 위한 가정이었을 뿐이다. 완벽한 바이더딥 타이밍을 포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능하면 빨리, 그리고 자주 투자하라

이번 글에서의 목표는 현금을 계속 모으며 완벽한 바이더딥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이 비생산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냥 계속 사는(JUST.KEEP.BUYING)' 편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앞에서 보았듯이 가능하면 빨리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

 

이제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부정할 수 없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가능하면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 그리고 가능하면 자주 투자하라."

이 명제야말로 이 책의 핵심 주제이며, 모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투자의 금언이다.

 

현금을 저축하면서 때를 보아 적기에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제발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 신조차도 평균단가분할매수법식 투자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순 없다!


- 닉 매기올리 <저스트.킵.바잉. -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3개의 단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