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은 분명 재앙이었다. 내 요점은 이 시기에도 엄청난 부의 씨앗을 심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재앙 때문에 더 낮아진 주가가 수백 배의 수익을 창출하기 더 쉬운 기회를 조성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는 사람이 투자하는 것을 좌절시킨다. 그런 경우를 수없이 봤다. 2008년 주식시장이 완전히 망했을 때,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두려워했다.
장이 폭락했을 때, 이 장을 꺼내 읽어라.
-<100배 주식> (크리스토퍼 메이어 지음) p.245
<100배 주식>의 '제14장 다음 대공황이 왔을 경우'의 내용 중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케인스에 관한 내용(p.247~255)을 저자의 말처럼 장이 폭락했을 때 읽기 위해 기록. (아래는 본문 내용)
저는 시장이 폭락하여 바닥을 쳤을 때도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기관투자자 또는 다른 진지한 투자자가 하락장에서 주식을 팔고 떠날 것을 끊임 없이 고민하거나, 보유 중인 주식이 하락할 때 비난받을 것이라고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거기에서 더 나가압니다. 침착하게 보유 물량의 손실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때때로 진정한 투자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내용은 1938년 당대 최고의 투자자가 쓴 편지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인 대공황 시절에도 돈을 벌었다. 바로 존 메이너스 케인스다.
케인스는 처음에는 시장을 예측하고 경기순환 예상을 시도하는 평범한 투기자이자 트레이더로 시작했다. 그러나 1929년의 대공황은 그를 기본으로 돌아가게 했다.
케인스는 대공황 때 사실상 거의 파산했다. 그의 개인 순자산은 80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그때가 거대한 전환의 순간이었다. 그는 시장을 극복하는 것이 엄청난 선견지명과 경이로운 기술을 요구한다고 결론지었다. 깨달음을 얻은 케인스는 메모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각기 다른 사업 주기상의 단계에서 시장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는 대규모 거래는 여러 이유로 실행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대폭락 이후, 케인스는 투기자가 아닌 투자자가 되었다. 그의 투자에 대한 새로운 철학은 가치 투자의 상징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의 철학에 전조가 되었다. 흥미롭게도 대폭락은 그레이엄에게도 역시 손실을 끼쳤고, 그가 투자 과정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동기를 제공했다. 이 두 위대한 대가들이 거의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케인스는 이제 시장 예측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본인이 '궁극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을 찾기 위해 '개별 주식'을 예리한 눈으로 연구했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투자 철학을 동료들에게 공개했다.
나의 목표는 자산과 근본적인 이익 창출력을 가진 만족스러운 주식을 시장 가격보다 싸게 사는 것이다.
그는 또한 더 참을성이 좋아졌다. 예를 들면, 케인스는 1달러 주식을 75센트에 매수해서 계속 보유하는 것이, 75센트에 매수해서 50센트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매도하고, 다시 40센트에 매수하기를 희망하는 것보다 더 쉽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케인스는 자신의 연구와 의견을 더 신뢰하게 되었고, 시장 가격 때문에 좋은 거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시장이 하락했을 때, 케인스는 "마치 곰에게 던져질 희생자를 찾듯 매주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주식을 훑어 보는 것은 책임감 있는 투자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인스는 강한 역발항 성향도 발전시켰다. 그의 개인적인 대성공 중 하나는 1933년, 대공황 때 이루어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대통령은 반기업적 수사를 쏟아냈다. 시장은 무너졌다. 미국의 유틸리티 주식은 케인스가 보기에 '비합리적으로 인기 없는 시장'때문에 극도로 싸졌다. 그는 가격이 억눌려 있던 우선주를 매수했고, 다음 해 그의 개인 순자산은 거의 3배가 되었다.
케인스는 체스트 펀드의 관리자였을 뿐만 아니라 보험 회사의 자문가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투자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썼다.
승리, 안전, 그리고 성공은 항상 다수가 아닌 소수에게로 간다는 것이 인생의 한 단면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말에 동의한다면 마음을 바꿔라. 내가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내가 만약 어떤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보험 회사 이사진을 설득할 수 있다면, 그때가 바로 그 주식을 팔 최적의 시점이다.
케인스는 게다가 어떤 고난이 있어도 주식을 보유하는 법을 배웠는데, 복리의 마법이 스스로 작동하도록 놔두는 것이었다(이렇게 하면 양도소득세 부과도 피할 수 있어 절세 효과도 있다). 그는 "평온을 유지하라"가 최고의 좌우명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시장의 단기적인 소음을 무시하고, 장기적인 가치가 스스로 드러나게 놔두는 것이다. 또한 내재된 가치가 현재의 가격을 월등히 넘어서는 주식을 매수하는 일에만 그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기도 했다.
대공황이 깊어질 때, 케인스는 그의 친구 시드니 러셀(Sidney Russell Cooke)을 잃었다. 러셀은 시장에서 극심한 손실로 고통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케인스는 투자자가 침착함과 인내심을 가지고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주식 가격이 오랜 기간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큰 폭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케인스의 투자 성과는 이런 생각을 채택한 이후에 현저하게 향상되었다. 1920년대에 그의 성과는 시장 수익률과 동행하는 수준이었지만, 대공황 이후 그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논문으로는 데이비드 체임버스(David Chambers)와 엘로이 딤슨(Elroy Dimson)이 공저한 <주식 투자자 케인스(Keynes the Stock Market Investor)>가 있다. 그 논문에는 케인스의 투자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젊은 시절의 케인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1930년 초반 전까지, 즉 대학 기금을 관리하던 초기까지 그는 손실이 날지언정 매우 활발하게 매매했다.
그러나 1930년대 초반, 그는 투자 접근법을 바꾸었다. 1938년을 제외하고, 그는 다시 시장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 접근법의 변화는 다방면의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 그는 매매를 적게 했다. 더 참을성 있게 장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다른 한 면은 시장이 하락할 때 그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다. 1929년부터 1930년까지 케인스는 주식 보유분의 5분의 1을 팔고 채권을 매입했다. 그러나 193년부터 1938년까지 시장이 하락할 때는 주식 보유분을 늘렸다. 그 기간 내내 보유 자산의 90퍼센트를 투자에 사용했다.
이는 놀라운 변화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 주식 가격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편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케인스는 분명하게 보유 종목의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 논문의 저자들은 케인스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는 거시적인 시장 타이밍 접근법에서 개별 주식 선정법으로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보였다.
1938년 5월 케인스가 남긴 보고서에 그의 투자 철학을 잘 정리한 내용이 있다.
- 신중하게 몇 개의 주식을 고르거나 몇 개의 투자 대상을 선택한다. 이때 다른 투자 대안과 비교해 보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내재 가치에 비해 저렴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
- 투자한 종목들이 약속한 수익을 내거나 선택이 실수였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수 년에 걸쳐 등락을 거듭하더라도 상당한 수량을 굳건히 보유한다.
- 균형 잡힌 투자 포지션을 유지한다. 즉, 개별 종목의 보유가 크더라도 포트폴리오는 여러 가지의 위험, 가능하면 상반된 위험들에 노출되어야 한다.
다음의 충고도 보고서에 함께 언급되어 있다.
대체로 슬럼프란 가능한 침착함과 인내심으로 견뎌내고 살아남아야 하는 경험이다. 이 경험이 이득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주식 시장에 대규모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때보다 개별 주식이 다른 주식들과 더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이런 사실에 방해를 받아서 투자의 태도를 바꿔서는 안 된다.
이 생각이 대공황 때도 통했다면 오늘 이후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것에도 통한다.
'가치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밀레니니엄판 서문을 읽다가 (0) | 2019.12.14 |
---|---|
장이 폭락했을 때, 이 장을 꺼내 읽어라. 2 (0) | 2019.12.11 |
내 목표는 빨리 실패하지 않은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 <타이탄의 도구들> (팀 패리스 지음) (0) | 2019.12.09 |
잠자리를 정리하라-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지음) (0) | 2019.12.09 |
청소를 하면 좋은 운이 들어온다. -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가라이케 고지 지음) (0) | 2019.1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