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기업 투자 전략
1. 의료기기의 트렌드
현재 의료기기의 트렌드는 장비(System)에서 소모품(Consumable)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이 워낙 과점산업이고 제품수명 주기가 길다 보니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소모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매출 순위 역시 메드트로닉(MDT)처럼 외과수술 관련 소모품을 제조하거나 애보트(ABT)처럼 체외진단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 메드트로닉(MDT) :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MDT)은 연간 30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이다. 경쟁력 있는 혁신 의료기기 개발과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함께 구사하며 성장했다. 특히 2014년 수술도구와 인공호흡기 전문 업체인 코비디엔과 429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합병 거래를 성사하며 세계 2위에서 단숨에 세계 1위로 도약했다. 이로써 메드트로닉(MDT)은 현재 심혈과, 수술도구, 신경과학, 당뇨관리 등 4개 사업 부문을 완성했다. 메드트로닉(MDT)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다.
- 해자가 깊은 사업구조
- 끊임없는 혁신제품 개발
- 현금흐름
(1) 해자가 깊은 사업구조
심혈관, 수술도구, 신경과학, 당뇨관리 4개 사업 부문은 의약품의 개발이 어려워 의료기기가 강점을 가지는 영역이다. 특히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수술과 같은 의료행위와 연계돼 있다. 보수적인 의료진들의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아 후발주자보다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임상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기존 제품을 개량하거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의 제품을 인수하면서 경제적 해자를 강화하고 있다.
(2) 끊임없는 혁신제품 개발
메드트로닉(MDT)은 보수적인 의료 시장에서 과점업체의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 의료기기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심장박동기, 이식형 제세동기, 이식형 뇌심부 자극 시스템 등의 혁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키웠고, 2016년에는 인공췌장 시스템으로 최초로 미국 FDA 허가를 받기도 했다. 지금도 메드트로닉(MDT)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다양한 혁신 파이프라인들을 보유하고 있다.
- 대표적인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복강경 수술로봇 휴고는 경쟁 제품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에 비해 모듈 방식의 이동 편의성과 개방형 콘솔 등의 장점을 갖췄다.
- 두 번째 혁신제품은 신장신경 차단 카테터인 심플리시티다.
(3) 현금흐름
매 분기 메드트로닉(MDT)의 순이익은 평균 9억 달러에 달한다. 메드트로닉(MDT)은 이 막대한 현금흐름을 기업의 성장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친다.
3. 애보트(ABT) : 밸런스가 좋은 포트폴리오
애보트(ABT)는 세계 3위의 의료기기 기업이자 의약품 사업과 영양식품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다. 애보트(ABT)는 1888년 설립된 130년 전통의 기업으로 설립 초기부터 1990년대까지 의약품 제조 및 개발 중심의 회사였다. 2013년 신약 개발 사업을 애브비(ABBV)로 분사하고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의료기기 중심의 회사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심혈관 의료기기 강자인 세인트주드메디컬, 세계 1위 신속 진단 업체인 엘리어를 인수하면서 세계 8위에서 단숨에 세계 3위 의료기기 업체로 급부상했다. 과거 주력했던 의약품 사업은 복제약을 미국을 제외한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축소됐다. 현재 애보트(ABT)의 사업 부문은 의료기기, 체외진단, 복제약, 영양식품 등 총 4개로 구성됐다. 그중 핵심 사업 부문인 의료기기와 체외진단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애보트(ABT)의 가장 큰 장점은 포트폴리오의 밸런스다.
- 의료기기 사업 부문은 대부분 포트폴리오가 수술과 같은 의료행위와 연계돼 있어 보수적인 의료진의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아 후발주자보다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임상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기존 제품을 개량하거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의 제품을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 체외진단 사업 부문은 검사 용량 측면에서는 대용량 검사부터 현장진단 검사까지, 검사 방법 측면에서는 면역·화학진단에서 혈액학과 분자진단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향후에도 애보트가 기대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 포트폴리오 밸런스
- 새로운 혁신 파이프라인
- 높아진 현금성 자산
(1) 포트폴리오 밸런스
애보트(ABT)의 밸런스가 좋은 포트폴리오는 상당한 강점이 된다. 애보트(ABT)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든 잠잠해지든 두 경우 모두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 새로운 혁신 파이프라인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좌심방이폐색술, 대동맥 판막, 이식용 심부전 모니터, 무선 심장박동기 등 4대 신규 파이프라인 모멘텀이 존재한다.
- 첫 번째 혁신 파이프라인은 2021년 8월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좌심방이 폐색장치인 아뮬렛이다. 2023년까지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
- 두 번째 파이프라인은 인공 대동맥 판막 포티코이다. 포티코는 애보트(ABT)가 주력해온 인공 승모판막 제품인 미트라클립과 함께 인공 판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세 번째 파이프라인은 카디오멤스라는 폐동맥 압력을 측정하는 소형 센서다. 최근 경쟁사인 메드트로닉(MDT)의 심부전 환자를 위한 좌심실 보조장치인 하트웨어가 시장에서 철수했다. 애보트(ABT)의 좌심실 보조장치인 하트메이트3가 반사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카디오멤스가 미국 FDA로부터 적응증 확대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면 애보트(ABT)의 심부전 포트폴리오 간의 시너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네 번째 파이프라인은 무선 심장박동기다. 현재 무선 심장박동기는 2020년 메드트로닉(MDT)의 미크라 AV가 유일하게 미국 FDA의 허가를 받고 사용되고 있다. 메트드로닉(MDT)은 무선 심장박동기 시장이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2030년까지 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보트(ABT)는 무선 심장박동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3) 높아진 현금성 자산
현재 애보트(ABT)와 메드트로닉(MDT)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사업구조를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애보트(ABT)는 2016년 이후 눈에 띄는 인수합병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애보트(ABT)는 체외진단 사업부를 통해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쌓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큰 그림을 고려하면 애보트(ABT)는 인수합병이 아니더라도 분명히 이 현금성 자산을 재투자하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애보트(ABT)가 높아진 현금성 자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4. 써모피셔(TMO) : 후방 산업에서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
써모피셔(TMO)는 세계 5위의 체외진단 기업이자, 세계 최대 생명공학 솔루션 기업 중 하나다.
써모피셔(TMO) 2006년 생명공학 실험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장점이 있는 써모일렉트론과 생명공학 소모품 및 실험 시약에 강점을 지닌 피셔사이언티픽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생명공학 연구장비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생명공학 관련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2011년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질환 진단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파디아를 인수하며 전문 진단 사업부를 추가, 2013년 생명공학 장비 및 시약 제조사인 라이프테클놀로지를 인수하여 생명공학 솔루션 사업 부문을 추가했다. 이로써 다음의 4대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 전문 진단
- 연구실 제품 및 서비스
- 생명공학 솔루션
- 분석 도구
써모피셔(TMO)는 단순히 외형을 확대한 것만이 아니라 실용적 프로세스 개선 전략으로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한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4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7%에 달했는데 영업이익증가율은 연평균 27%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0% 초반이었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24%까지 상승했다.
써모피셔(TMO)의 가장 큰 장점은 샘명공학 산업을 지원하는 후방 산업에서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보통 생명공학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신약이나 정밀진단 제품 개발 기업들은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기업가치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써모피셔(TMO)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이오 기업에 각종 연구 및 진단 장비와 생산설비를 판매함과 동시에 초기 탐색 및 연구, 개발, 임상시험, 상업 생산까지 의약품 전 주기 위탁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개별 임상시험의 성패 여부와도 별개로 생명공학 연구 개발 수요가 지속된다면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바이오 기업들이 서부 새척 시대에 금광을 찾는 사업을 한다면 써모피셔(TMO)는 금광을 캐는 사람들에게 청바지를 판매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써모피셔(TMO)는 어떤 모습일까? 써모피셔(TMO)는 2021년 9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2025년까지 약 300억 달러의 인수합병 전략을 활용해 최대 매출 508억 달러에 조정영업이익률 26%라는 중기 목표도 발표했다. 이는 써모피셔(TMO)의 기업규모를 생각할 때 상당히 공격적이면서 자신가 있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주기 위탁서비스를 제공하는 CDMO 사업이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써모피셔(TMO)의 주력 사업은 생명공학 관련 연구 및 진단장비와 생산설비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의약품 관련 서비스는 라벨링, 패키징, 저장, 유통 등 제한된 범위에서만 제공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이 전체 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저분자 의약품보다 물질구조가 복잡하고 생산 과정이 까다롭다. 이에 따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임상시험, 개발, 생산 등을 다른 기업들에게 위탁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써모피셔(TMO)는 2017년 CDMO 사업의 강자인 파테온을 인수한 후 본격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전 주기 위탁서비스를 강화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품 판매 모델에서 서비스 모델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전략이었다. CDMO 서비스를 수행하려면 장비와 설비가 필요한데 써모피셔(TMO)는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써모피셔(TMO)가 집중하는 것은 최근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돋보이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관련 CDMO 역량이다. 2020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2%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51% 성장하며 2026년에는 11%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것뿐 아니라 제약사들의 외주 수요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써모피셔(TMO)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며 경제적 해자를 높여온 기업이다. 써모피셔(TMO)의 2020년 CDMO 시장점유율은 8%로 전 세계 5위다. 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몇 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이다. 바이오 섹터의 높은 위험과 주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라면 그 대안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김충현 <글로벌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 투자 전략>중에서
책에서 저자는 본문에 소개한 '복합기업 및 ETF 투자 전략'을 포함하여 의료기기 섹터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투자 아이디어 8가지를 제시한다. 의료기기 섹터 내에서도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적용 가능하며, 특히 국내 상장 의료기기 기업 투자는 'K-의료기기 산업'을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미적 욕망의 충족
- 당뇨관리에 활용되는 혁신 웨어러블 장비
-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 산업의 디지털 전환 솔루션
-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정밀진단
- 에스테틱 덴티스트리
- 의약품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첨단 의료기기
- K-의료기기 산업
- 복합기업 및 ETF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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