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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by 고니과장 2019. 12. 4.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에 나오는 주옥 같은 구절들 모음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 - 케네스 피셔


주식을 살 때 올바르게 판단해서 찾아냈다면 여러분이 갖고 있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것이므로 파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

사실 수집은 어떤 기업이 강한지, 혹은 약한지에 대해 "현실 세계의 사람들"로부터 답을 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방식을 쓰지 않는다. 이들은 그저 떠도는 루머에 몸이 달거나, 자신들에게 뭔가를 말하고자 하는 월 스트리트의 온갖 추측들에 매달린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11

요즘 우리 회사에는 5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전세계 주식시장을 무대로 수십 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웬만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우리처럼 해서는 안되고, 우리도 개인 투자자들처럼 해서는 안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3

내가 2002년에 쓴 칼럼에서 밝혔듯이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내가 이 분야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던 1974년이나 1930년대의 대공황 시절 이래 최악의 약세장에 빠져있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앞서 견지했던 투자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경험해야 했다. 이들은 그래서 자꾸만 새로운 믿음에 의지하게 됐지만, 이런 믿음은 진실과는 거리가 먼, 공허하고, 의미도 없고, 깊이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원한 생명을 갖는 진실이란 바로 아버지가 가졌던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자본주의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면 주식시장이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는 그런 식의 예측은 여간해서는 하지 않았다.(그 분이 주식시장 전체를 예측한 것은 평생에 걸쳐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당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키고, 또 아버지의 표현대로 "일시적인 유행"을 쫓아 매수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힘든 약세장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이야기할 것이다. 만약 2002년에 당신이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키는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말할 것이다. 아버지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이어졌던 약세장을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혹시 상승세로 반전하기 전에 더 떨어지지 않겠냐고? 아버지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늘 인정했다. 하지만 적어도 몇 년 정도는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일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4~25

아버지는 과연 사담 후세인이나 오사마 빈 라덴, 혹은 테러리스트 집단을 두려워할까? 아니다. 그렇다면 전쟁은 두려워할까? 이 책을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그 분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전쟁으로 내몰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할까? 역시 아니다. 그 분은 대통령을 좋아한 적이 거의 없다. 아버지는 대통령도 정치인의 한 명일 뿐이라고 여겼고, 정치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가끔 언급할 때도 그리 대단한 평가는 내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인이란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야." 아버지는 전쟁을 싫어했고, 어떤 논리로도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요즘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온갖 부정적인 뉴스들, 즉 기업의 진실성 문제라든가, 더블딥(double-dip) 경기 후퇴의 가능성, 높은 주가 수익 비율(PER), 브라질의 디폴트 위험 등에 대해서는 걱정할까? 아니다. 별로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 분은 이런 데 신경을 쓸 시간이 있으면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다시 집중해서 분석하고, 계속 보유할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떨어지는 종목을 지켜보다가 혹시 이 주식을 대체할 만한 다른 좋은 주식이 없는지 찾아볼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하락세로 돌아선 시기를 몇 종목 되지도 않는 보유 주식들을 더 나은 종목으로 업그레이드할 최적의 기회로 활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 전체의 흐름에 대해 초조해 할수록 아버지는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아직 보유하지 않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5~26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가운데 제 6장에 나오는 모토로라 부분은 아버지 필립 피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이 부분에서 아버지는 당시 다른 투자자들로부터는 외면받았던 모토로라가 왜 위대한 기업이며, 왜 자신이 개인적으로 머리를 치켜들고서라도 이 회사의 먼 미래를 내다볼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읽기가 다소 힘들고, 무조건 모토로라가 최고의 우량주라고 극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한번 보라. 모토로라의 주가는 그로부터 25년 동안 35배나 올랐다. 그것도 배당금 수입은 제외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안전했고, 뛰어난 경영을 지속한 회사였다. 또 교체 매매를 하지 않았으니 매매 수수료도 없없고, 뮤추얼 펀드의 운용 수수료도 줄 필요가 없었으며, 회사에 대한 믿음만 있었다면 크게 신경 쓸 일도 없었을 것이다. 과연 누가 당신에게 이처럼 몇 심 년에 걸친 장기적인 성공 투자의 전망을 알려주겠는가? 절대 없을 것이다. 과연 누가 실제로 한 종목을 그렇게 25년간이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겠는가? 그렇다. 여기서 분명히 말하건대 단 한 사람 필립 피셔가 그렇게 했다. 모토로라는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보유했던 종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컸으며, 보유 기간 중의 수익률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500지수의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이 필립 피셔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아버지가 진정으로 잘 알 수 있는, 아주 적은 숫자의 위대한 기업을 찾아내 그 주식이 정말 환상적으로 상승하는 동안 길고도 긴 세월을 참고 보유하는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9~30

그러면 이들은 다시 서먹서먹해 하다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좋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그 정수만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어떤 것이겠습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 분이 쓴 책을 읽으십시오. 그리고 그 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바로 당신이 지금부터 그렇게 해야 할 차례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31~32


서문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투자한 기록들을 연구하다 보니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쓰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는 내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적했듯이 주식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편이 앞으로 정확히 얼마 후에 주가가 그렇게 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말한다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또 하나는 주식시장이란 원래 사람을 현혹시키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고, 그래서 자신의 행동에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느낄 때가 바로 가장 위험한 경우일 수 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35


제 1장 과거로부터의 단서들

어떤 이유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든, 어떤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하게 됐든 당신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맨 처음에 어떤 주식을 사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우선 과거에는 어떻게 해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는지 살펴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잠깐만 돌어보면 엄청난 부를 모으는 데는 전혀 다른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크건 작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은 주로 경기 변동 국면을 이용해서 투자했다. 당시에는 불안정한 은행 시스템으로 인해 호황기와 불황기가 반복됐는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주식을 사서 경기가 좋을 때 주식을 파는 게 투자 수익을 올리는 열쇠였다. 이런 방식은 특히 은행 시스템에 이상 징후가 나타날 때 금융계의 인맥을 통해 미리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이 같은 시대는 1913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설립되고, 루즈벨트 행정부 초기 시절에 증권거래 및 감독 법안이 통과되면서 종말을 고했다. 이제 새로운 주식시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사용한 사람들이 훨씬 더 큰 투자 수익을 올렸고, 훨씬 더 적은 리스크를 부담했다. 예전과는 달리 정말로 뛰어난 기업을 발굴했다면 주식시장이 천정과 바닥을 오가며 출렁거리는 동안에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기 위해 분주하게 온갖 주식을 매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투자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39~40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지나간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투자의 단서와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들을 간단히 요약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최고의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행운이 따라 주었든, 혹은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었든 오랜 기간에 걸쳐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훨씬 높게 성장한 소수의 기업들을 찾아낸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이런 기업을 발굴했다고 믿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 종목을 보유하는 게 더 낫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51


제 3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포인트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아무리 뛰어난 성장 기업이라 해도 반드시 해마다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신상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은 대개 매우 복잡하고, 신상품의 마케팅에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매출액 증가는 매년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보다는 불규칙적으로 들쭉날쭉하면서 증가하게 된다. 그 이유는 다음 장에서 설명할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경기 변동 사이클도 연도별 매출액 비교를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매출액 성장률은 한해 단위로 끊어서 판단해서는 안되며, 여러 해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분석해야 한다. 향후 몇 년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상당한 기간 동안 평균적인 기업의 성장률보다 훨씬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한 기업이 눈에 뛸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60

컬러 텔레비전과 같이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조차 일반 투자자들은 과도할 정도로 무시하고 있다. (중략)
내가 이 같은 사례를 든 이유는 반드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정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되기가 쉽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어떤 기업의 장래 매출액 추이와 관련해서 꼭 명심해두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그 회사의 경영진이 아주 탁월하며, 또 기술적인 변화와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업종에 속해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빈틈없는 투자자라면 맨 처음에 이 기업의 주식을 뛰어난 투자 대상으로 선정했을 때 고려했던 첫 번째 사항인 매출액 성장률이 당초 예측치와 부합할 수 있도록 최고 경영진이 회사 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는지 늘 예의주시 해야만 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64~65

포인트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성공적인 주식 매수는 주식을 사는 시점의 일반적인 기업 정보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주식을 산 뒤에 알게 되는 기업 정보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투자자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과거의 영업이익률이 아니라 미래의 영업이익률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83

포인트 13.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 부분 희석될 가능성은 없는가?

만약 외부 차입금으로 조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경우-물론 더 높은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뛰어난 연구개발 역량과 경영진 등 이미 설명한 다른 여러 가지 포인트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전제가 될 것이다-언제든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모험적인 투자야말로 투자자가 늘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주 특별히 뛰어난 주식에 한정해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투자 대상 기업의 보유 현금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는 외부 차입금이 향후 수 년간에 걸쳐 예상되는 성장을 뒷받침 하기에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또 그 기업이 외부 차입금을 신중하게 설정한 범위 내에서만 조달하고자 한다면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그 이후의 문제까지 염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0


제 4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나에게 맞는 투자 활용법

대개의 평균적인 주식 투자자는 투자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니다. 직장인들은 자신의 회사 일에 전념하면서 약간의 시간을 따로 내거나 과외의 노력을 통해 투자 자산을 관리해나간다. 주부들 역시 주식 투자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일상적인 가사 노동에 비해 아주 적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통상 성공적인 투자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 허풍으로 가득 차 있기 마련이다.
이런 잘못된 생각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으면서도 가장 부정확한 것은 소위 "투자의 달인"이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5

어쨌든 실제로 본래 가치에 비해 매우 값싸게 거래되는 주식의 경우에도 저평가된 정도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가가 본래 가치를 찾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꽤 오래 걸리는 게 보통이다. 내가 지금까지 관찰해 본 결과 저평가된 주식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길고-가령 5년이라고 하자-회계학적 통계 분석에 아주 능숙한 투자자가 이 기간 동안 투자 수익을 올린다 해도 그 금액은 합리적인 투자자가 탁월한 성장 기업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투자 수익에 비하면 매우 적다. 물론 이 같은 금액 비교는 성장주 투자자가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가 예기치 않은 손실을 입은 것도 감안한 것이고, 마찬가지로 저평가 주식 사냥꾼이 값싼 주식에 상당한 돈을 묻어두었지만 끝내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한 것이다.
성장주가 훨씬 높은 투자 수익을 가져다 주는 이유는 이런 주식은 10년마다 몇 백 퍼센트씩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7

그러나 시골에 사는 투자자는 물론 최고의 투자 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주식을 스스로 찾아내기에는 시간이나 능력, 관심도 부족한 대다수의 일반 투자자들도 절대 이런 이유 때문에 주식 투자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사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너무 전문적이고, 또 너무 복잡해서 굳이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를 직접 관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변호사나 의사, 건축가, 자동차 정비사에게 일을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쪽 분야에 특별한 관심과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면 물론 직접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 떨어지는 돌팔이가 아니라 진짜 전문가를 찾아내는 데 필요한 원칙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09

소액 투자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약간 더 골치 아프다. 투자 규모가 큰 투자자들 가운데는 배당금 수입은 완전히 무시한 채 자금 운용의 초점을 오로지 최대의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주식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거액을 굴리는 투자자들은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렇게 투자해도 자신의 생활수준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배당금 수입을 올리거나, 혹은 다른 데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소득이 있어서 약간의 배당금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액 투자자들은 워낙 투자 규모가 작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웬만큼 높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은 배당금 문제를 앞에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지금 당장 손에 쥐게 될 몇 백 달러의 배당금을 바랄 것인가, 아니면 1년 뒤 혹은 그 이후에 몇 백 달러의 수십 배가 될 수 있는 주가 차익을 노릴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소액 투자자는 이처럼 중대한 선택의 문제에 앞서 반드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 자금은 정말로 여유가 있는 자금이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여유가 있는 자금이란 매일매일의 생활에 필요한 돈 이외에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주식이든 잠재적으로는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각 개인들은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몇 천 달러 정도의 비상금은 따로 챙겨두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장래의 특별한 용도를 위해 별도로 모아둔 돈, 가령 어린 자녀의 대학 등록금 같은 자금을 무모하게 주식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소액 투자자들은 이런 문제를 충분히 고려한 뒤 비로소 주식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16~117

누구든 이런 원칙을 적용해 직접 주식 투자를 했다면 투자 성공 여부는 두 가지에 달려있다. 하나는 얼마나 능숙하게 이 원칙들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나머지 하나는 운이 얼마나 따라주느냐 하는 점이다. 투자한 기업의 연국배ㅏㄹ 부서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발견 사실을 갑자기 내일 발표할 수도 있고, 5년간이나 계속된 연구개발 노력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끝나는 바람에 순이익을 반감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어떤 주식에 투자하든 운이라는 요소가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소액 투자자보다는 그래도 자금 운용 규모가 중간 정도는 되는 투자자가 유리하다. 제대로 선정한 여러 개의 종목에 투자했다면 행운이 됐든, 불운이 됐든 대부분은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18


제 5장 언제 살 것인가

만약 그런 환경이 완벽하게 조성된다면 주식 투자 기술도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경기 변동을 에측하는 경제학적 분석 방식은 마치 연금술사들이 활동했던 중세 시대의 화학 연구처럼 여겨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세의 화학 연구는 지금의 경기 예측과 마찬가지로 기본 원칙으로 해봐야 신비한 주술과 주문으로부터 겨우 벗어나 단초를 형성해가는 단계였다. 그러나 당시의 화학 연구는 원칙을 기초로 하여 일정한 실험 과정을 실행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22

대개의 투자자들은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 예측을 사용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이런 예측을 너무 과도하게 신뢰하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매년 발행되고 있는 경제 학술지 <커머셜 앤드 파이낸셜 크로니클Commercial & Financial Chronicle>의 지난 호를 아무 것이나 구해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이런 예측이야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여기에 실려 있는 내용들을 훑어볼 필요가 있다. 어느 해에 발행된 것을 읽어보든 마찬가지다. 저명한 경제 연구소와 금융 기관의 전문가들이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쓴 논문이 다른 어떤 주제를 다룬 논문보다 많을 것이다. 이 학술지의 편집자가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 모두를 보여줄 수 있도록 나름대로 균형을 잡아서 게재 논문을 선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호에 상반된 경제 예측이 함께 실려있는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정말로 놀라운 사실은 각각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일부 논문은 발표됐을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이 신뢰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또 여기에 실려 있는 상당수의 경제 예측이 대부분 틀린 것으로 판명 났다는 점 역시 명백한 사실이다.

이처럼 불완전하고 심지어 전혀 무관한 사실들을 통해 끊임없이 경제 예측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투자가들의 귀중한 노력을 떠올려보면 차라리 이런 노력의 극히 일부만 다른 곳으로 돌려도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23

전통적 방식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 전망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결정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면 과연 매수 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그 답은 성장주 그 자체의 본질적인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설명했던 뛰어난 투자 대상 기업의 기본적인 특징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기를 바란다. 이런 기업은 대개 한두 분야에서는 과학 기술의 최첨단에 서있게 마련이다. 이들 기업은 연구실 단게부터 테스트 공장을 거쳐 초기의 상업적인 생산이 이루어지는 단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회사들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어쨌든 회사의 다른 사업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을 떨어뜨리고 있을 것이다. 상업적인 생산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해도 충분한 물량의 신제품을 판매해 당초 기대했던 영업이익률을 얻기까지는 추가적인 영업 비용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업적인 생산 초기 단계의 손실 규모는 오히려 테스트 공장 단게보다도 더 커질 수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는 특별히 중요한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신제품의 개발 일정을 정확한 타임 테이블로 만들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아무리 탁월한 경영진이 이끌어가는 기업이라 해도 신제품 개발이 실패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최고 승률을 기록한 리그 챔피언 팀조차 정규 리그를 거치면서 전체 경기의 30% 정도는 패배한 것과 마찬가지다.

매수 타이밍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 단계에서 가장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점은 상업적인 대규모 생산이 처음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기존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존 기술을 사용하는 공장을 새로 건설해도 아마 6~8주 정도는 과외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다. 기계장비가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 조정하고, 현대적인 정밀 기계에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버그"들을 제거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생산 공정이 가히 혁명적일 정도라면 정상 가동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그 회사의 가장 비관적인 엔지니어가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된 뒤에도 비록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즉각 이익이 나기를 바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회사의 다른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이익의 더 많은 부분을 새로운 제품의 특별 영업 및 광고 비용에 쏟아 붓는 동안 어쩌면 몇 달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이런 기업은 분명히 기존 생산 라인의 매출액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을 것이며, 여기서 나오는 이익을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을 위해 사용해도 대개의 주주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상황은 자주 벌어진다. 뛰어난 기업의 연구실에서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전해지면 갑자기 매수자가 몰리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치솟는다. 이어서 시험 생산을 위한 테스트 공장 가동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또 한번 오른다. 테스트 공장의 가동은 마치 자동차를 타고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시속 10마일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업계의 오랜 통설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에 비한다면 상업적인 공장을 가동하는 일은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적인 공장을 돌리기 시작한 뒤에도 몇 달 동안은 계속 난관에 부딪치게 되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예상치 못한 비용은 주당 순이익을 눈에 띄게 감소시킬 것이다. 공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소문도 돈다. 해결책이 가능할지, 또 언제나 나올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앞서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데 달려들었던 투자자들은 돌연 태도를 바꿔 실망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다. 주가는 급전직하의 길을 걷는다. 정상 가동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의문은 더욱 증폭된다. 마침내 공장이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주가는 이틀 정도 랠리를 이어간다. 그러나 다음 분기의 순이익이 신제품의 특별 영업 비용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가는 다시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아버린다. 그리고 경영진이 큰 실책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퍼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이런 시점이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 신제품을 처음 출시하면서 지출한 특별 영업 비용 덕분에 일정 물량의 제품 판로가 확보돼 공장은 정상 가동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음부터는 통상적인 영업 비용만 써도 해마다 매출 곡선은 올라가는 게 상식이다. 제 2, 제 3, 제 4, 제 5공장은 처음 공장과 똑같은 기술을 사용할 것이므로 제 1공장을 준비할 때처럼 정상 가동이 늦어지거나 특별 비용이 발생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제 5공장이 돌아가고 있을 무렵이면 이 회사는 더욱 커지고, 유보자금도 많아져 이번에는 앞서와 같이 주당 순이익을 떨어뜨리거나 주가가 급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도 또 다시 새로운 브랜드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는 마땅히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24~127

나는 이 책의 초판을 쓰면서 이런 투자 기회의 대표적인 사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 상당히 최근에 일어났던 일인데, 여기에 그대로 옮겨보겠다:

1954년도 중간선거(11월)가 치러지기 직전에 한 투자 펀드가 운 좋게도 바로 이 같은 기회를 맞았다. 아메리칸 사이애너미드의 주가는 그 때까지 몇 년 동안 다른 대형 화학 기업의 주가에 비해 아주 낮은 주가수익 비율로 거래됐다. 이 회사의 레더리 사업부(Lederly division)는 세계 최고의 제약 기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주가가 이처럼 낮았던 이유는 제약 사업부보다 더 큰 산업 및 농업용 화학제품 사업부 때문이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산업 및 농업용 화학제품 사업부는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1920년대 말 주식 시장의 전형적인 인수합병(M&A) 붐을 타고 비효율적이며 비용도 많이 드는 온갖 잡동사니 같은 공장들 합쳐진 조직이었다. 이런 사업 조직은 누가 봐도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 투자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실은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노후화된 공장은 폐쇄하고, 과감한 조직 간소화를 통해 꾸준하면서도 매우 주목할 만한 원가 절감을 달성해나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루이지애나 주 포티어에 새로운 유기 화학 공장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회사의 외형에 비하면 상당히 큰 자본을 투자한 것으로 가히 "한판의 대도박"을 벌이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이 공장을 가동하는 데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기술이 사용됐기 때문에 사실 당초 일정보다 정상 가동 시기가 몇 달 정도 늦어진다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포티어 공장의 정상 가동이 계속 늦어지자 아메리칸 사애너미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섰고, 이 회사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물론 이 시점은 내가 생각하기에 매수해야 할 타이밍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그 펀드는 평균 45.75달러에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회사의 주식은 1957년에 1대 2로 주식분할을 했으므로 현재 주가로 따지자면 주당 22.875달러에 매수한 셈이다.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자 1954년에 그렇게도 엄청난 비용을 잡아먹었던 화학제품 상버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포티어 공장이 이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이다. 1954년 당시 주당 1.48달러였던 이 회사의 주당 순이익은 1956년에는 2.10달러로 늘어났다. 또 대부분의 화학 기업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1957년에도 주당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제 비로소 "월 스트리트"의 기관 투자가들도 아메리칸 사이애너미드의 산업 및 농업용 화학제품 사업부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주식의 주가수익 비율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3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는 동안 이 회사의 주당 순이익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주가는 85% 가까이 상승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27~129

그러나 출중한 능력과 성실성을 갖춘 최고 경영진은 즉시 이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우는 데는 몇 주 정도만 있으면 되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같은 게획의 결과가 순이익에 반영되기 시작하자 주가는 매수 시점(이 지점을 일단 A라고 부르도록 하겠다)에 도달했다. 그러나 계획 실행에 따른 효과가 손익계산서에 전부 반영되는 데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 시점에 또다시 파업 사태가 벌어졌다. 두 번째 파업을 해결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이 회사가 높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였다. 파업 사태는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러나 파업 기간이 짧고 생산 손실액도 크지 않았다고는 해도 증권가에는 이 회사의 노사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회사 측에서는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가 바닥에 머문 기간은 길지 않았다. 이 시점이야말로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라는 시각에서 보자면 최고의 매수 기회다.(이 지점을 매수 지점 B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어보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상을 파악하려는 투자자라면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계속 상승할 주식을 바로 이 시점에 아주 싼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매수 지점 A 혹은 매수 지점 B 둘 중 어느 시점에 사도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두 지점에서 주가가 최저치로 떨어졌으므로 이 때 사라는 게 아니다. 사실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을 때는 거래량이 기껏해야 몇 백 주 정도로 줄어든다. 만약 어떤 종목의 주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을 때 매수했다면 그것은 오로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내가 제시한 두 개의 매수 지점 가운데 하나는 최저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고, 또 하나는 최저가보다 몇 달러 정도 높은 지점이다. 어느 지점이나 이 정도 주가 수준에서는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 몇 천 주 정도는 쉽게 살 수 있다. 내가 주가를 이야기할 때는 적어도 상황을 현실적으로 판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을 가리키는 것이다.

매수 지점 A에서의 주가는 앞서 기록한 고점으로부터 불과 몇 달 만에 24%나 떨어졌다. 이 지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는 약 1년 뒤 주가 상승만으로 55~60%의 투자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파업 사태가 벌어져 주가는 20%나 도로 떨어졌고, 매수 지점 B가 만들어졌다. 이상한 것은 파업이 해결된 뒤에도 몇 주 동안이나 주가는 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때 대형 투자신탁회사에 근무하는 영리한 친구 한 명이 나에게 지금 상황은 아주 좋으며 분명히 이렇게 저렇게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친구는 그러나 자신이 다니는 회자의 투자 위원회에는 이 주식을 추천하지 않았다. 투자 위원회에서는 그가 추천한 종목을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확인해볼 것이고, 그러면 단순히 추천 종목을 기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노사 관계가 형편없고 경영진의 능력도 뒤떨어지는 기업에 신경을 쓰게 했느냐고 면박을 당할 게  틀림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38~139

그렇다면 지금까지 든 사례들 각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 분모는 무엇일까? 올바른 기업에서 순이익의 의미있는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이 같은 순이익 증가가 아직 주식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올바른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한 기업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언제나 매수 지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1

그렇다면 미래의 경기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완전히 무시한 채 제 3장에서 설명한 내용 대로 기업을 찾아내서 이번 장에서 예시한 것과 같은 매수 지점에 오면 그 즉시 이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인가? 주식을 이런 식으로 매수했는데 곧바로 불황이 닥칠 수도 있다. 심각한 불황기에는 최고의 주식이라 해도 이전에 기록한 고점으로부터 40~50% 정도 하락하는 게 예사다. 그런데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투자 원칙이지 않은가?

매수 타이밍을 신중하게 선택해서 꽤 많은 주식을 매수했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보유한 투자자들도 이런 위험에 부딪칠 수 있다. 가령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제대로 골랐다면 이런 투자자들은 이미 큰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주식을 팔 때가 되었거나 다른 수입원에서 돈이 추가로 생겨 새로이 투자 대상 주식을 찾아야만 한다고 하자. 이럴 경우 주식시장이 1929년처럼 투기 광풍에 휩싸여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거나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내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 경제 전반이나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일체 무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히려 적절한 매수 기회가 나타나면 즉시 투자해야 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1~142

이것은 분명 큰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다른 많은 문제들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약간의 인내만 있으면 된다. 나는 이런 투자자들이라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올바른 종목이 몇 개가 됐든 일단 매수 지점에 접근했다고 느끼면 즉각 매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할 때는 반드시 추가 매수의 타이밍을 느긋하게 잡아야 한다. 투자할 수 있는 최대의 자금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부분은 적어도 몇 년 뒤에 투자한다는 생각을 갖고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주식 시장이 한동안 심각한 하강 국면으로 빠져든다 해도 여전히 남은 투자 자금으로 오히려 주가 하락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식시장이 하락하지 않더라도 올바른 종목을 제대로 선택해 매수했다면 처음에 매수한 주식만으로도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런 방식은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의 마지막 투자 자금까지 전부 다 투자한 직후에 주식시장이 심각한 침체 국면으로 빠져든다 해도 처음에 매수한 주식에서 거둔 투자 수익이 최근에 매수한 주식의 손실을 어느 정도는 만회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투자 원금은 큰 손실 없이 보전할 수 있는 셈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3~144

추측에 근거한 헛된 희망과 공포, 그리고 억측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주식 투자를 단념해서는 안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5


제 6장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주식 투자의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은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점과 이런 통제를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지식,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단한 투자 수익을 얻는 과정은 너무나도 복합적이기 때문에 매수한 종목의 일정 비율은 실수하는 게 당연하다. 다행히도 정말로 잘 고른 주식에서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투자 수익은 이렇게 실수를 저지른 데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실제로 최종적으로 손익 계산을 해보면 꽤 많은 이익이 남을 것이다. 특히 실수를 재빨리 알아채고 처리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경우 손실을 보았다고 해도 실수로 매수한 주식을 장기 보유했던 것보다는 그래도 적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잘못된 종목에 묶여 있던 투자 자금을 다른 데 쓸 수 있다는 것이고, 이 자금을 제대로 고른 종목에 다시 투자해서 결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7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더 이상 보유하고 싶지 않은 주식이지만 다른 이유는 없이 오로지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을 때까지" 보유하곘다는 종목에서 늘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다. 이렇게 감수하는 손실 외에도 만약 실수를 처음 깨달았을 때 즉시 제대로 된 주식을 골라 재투자 했다면 얻을 수 있었을 투자 수익까지 감안한다면 자존심으로 인한 비용은 몇 배로 더 클 것이다.

더구나 아주 자긍ㄴ 손실조차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자세는 자연스러운 만큼 매우 비논리적이기도 하다. 주식 투자의 진짜 목적이 장기적으로 수백 퍼센트 정도의 투자 수익을 거두는 것이라면 사실 10%의 손실을 보는 것이나 5%의 이익을 얻는 것이나 그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문제는 가끔씩 손실을 보는가의 여부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투자자 본인이나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 자문가가 결정적인 투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놓치는가 하는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48

일단 제대로 선택해서 매수한 주식이 일정 기간 동안 충분히 검증됐다면 이런 주식을 매도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증권가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아주 뛰어난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 이런 이유는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런 이유의 근거로 가장 자주 내세워지는 게 주식시장 전체의 하락이 어느 정도 임박했다는 믿음이다.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매력적인 주식의 매수를 미루는 것은 장기적으로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은 앞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간의 현재 지식 수준으로는 투자자 자신은 물론 누구든 주식시장의 방향에 대해 상당 부분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를 무시한 채 약세장이 임박했다는 막연한 공포 때문에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매력적인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을 경우 통상적인 약세장의 두려움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면 단지 두려움으로 인해 뛰어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잃는다. 앞서 내가 지적했던 모든 사실들 역시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약세장이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빼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는 절대로 안되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주식을 매수한 기업이 정말로 올바른 회사라면 다음 강세장에서는 틀림없이 이전에 기록한 고점을 넘어선 신고가를 기록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식을 팔았다면 언제 도로 매수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물론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충분히 다 떨어진 다음에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주가의 하락이 언제 끝날지를 투자자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는 약세장이 닥칠 것이 두려워 수 년 동안 꽤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던 보유 주식을 매도해버리는 투자자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두려움 때문에 보유 주식을 팔았는데 약세장은 아예 찾아오지 않고,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경우도 자주 있다. 약세장이 찾아오더라도 투자자 열 명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앞서 매도했던 종목의 주가가 자신의 매도 가격보다 올라오기 이전에 도로 매수하는 경우는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대개는 자신이 매도했던 가격보다 훨씬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지만 막상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혹시 다른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여전히 재매수를 하지 못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52~153

훌륭한 투자 기술을 구사하면서도 정교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미래의 엄청난 이익을 자주 놓치는 또 다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아무리 뛰어난 주식이라도 고평가 됐다면 팔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보다 더 논리적인 주장이 어디 있겠는가? 정말로 그 주식이 고평가 됐다면 당연히 매도를 해야지 보유할 필요가 어디 있곘는가?

그러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잠시 본질적인 면을 살펴보자. 과연 고평가 됐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순이익이 급증하지 않고 정체된 기업에 비해 정말로 뛰어난 기업의 주식은 현재의 순이익으로 계산한 주가수익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고, 또 높아야만 한다. 한마디로 이런 기업의 계속적인 성장에 동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무척 가치 있는 일이다. 어떤 주식이 고평가 됐다는 말은 이 기업의 기대되는 순이익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대비 주가수익 비율이 너무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혹은 실질적으로 미래의 순이익 증가 전망이 비슷한 기업에 비해 주가수익 비율이 너무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중략)

사정이 이런데도 전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탁월한 기업을 향해 정확하지도 않은 수치를 근거로 고평가 됐다고 과연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가령 대부분의 성장주들이 주가 수익 비율 25정도의 주가에 거래되고 있는데 우리가 선정한 위대한 기업의 현재 주가수익 비율은 35라고 하자. 이 기업은 가까운 장래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이 제품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런 신제품은 아직까지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성장률이 너무나도 뛰어나 향후 10년 안에 주당 순이익이 4배로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면 이 기업의 주가가 다른 성장주보다 40% 정도 더 비싸게 거래된다고 해서 그렇게 큰 문제가 되겠는가?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이 주식의 향후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53~155

가만히 있었으면 손에 넣었을 큰 이익을 투자자들이 아깝게 놓쳐버리고 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정말이지 가장 어리석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너무 많이 상승했을 때다. 다시 말해 주가가 너무 올랐으므로 상승 잠재력이 아마도 전부 소진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내가 이책에서 투자자들이 매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위대한 기업은 결코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55


제 7장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하지만 배당금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주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순이익을 배당으로 지급하지 않고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거나 신제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혹은 낡은 기계를 대체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런 기업의 경영진은 단순히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주주들을 위해 훨씬 더 유익한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다른 생산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배당금을 늘리면 주주들을 "위하는" 회사 정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배당금을 줄이거나 지급하지 않으면 주주들을 전혀 "위하지 않는" 회사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60


제 8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

4.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아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앞으로의 추가적인 순이익 성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속단하지 말라.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83

그런데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잘못된 결론에 빶들었다. 이들은 A사가 현재 다우존스 평균주가 구성종목에 비해 2배나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 5년 뒤에 A사의 순이익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므로 A사의 현재 주가는 미래의 순이익 증가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더구나 이들은 주식시장이 기업의 미래 순이익을 할인해서 반영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A사의 주가가 고평가 됐다고 생각한다.

5년 뒤의 순이익을 할인해서 주가에 반영하면 A사의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주장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이 같은 판단은 앞으로 5년 후에는 A사의 주가수익 비율이 이들이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다우존스 평균주가 구성종목과 똑같아질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데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주식은 위대한 기업이 가져야 할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고, 그 덕분에 지난 30년 동안 다른 우량 주시들보다 주가수익 비율이 2배에 달했다. 과거의 이런 주가 수준은 이 회사에 대한 믿음을 견지했던 투자자들에게 값진 보상을 해주었다. A사의 경영 정책이 똑같이 지속된다면 5년 후에도 이 회사의 경영진은 과거 20년 전이나 15년 전, 10면 전, 5년 전, 그리고 올해의 당기순이익을 배가시켰던 신제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늘려줄 수 있는 또 다른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A사의 주가가 5년 뒤에도 지금이나 또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다른 우량 주식들에 비해 주가수익 비율이 2배에 이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만약 다른 우량 주식들의 주가수익 비율이 5년 뒤에도 지금과 똑같고, A사의 순이익은 지금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면 5년 후 A사의 주가는 지금의 2배가 되어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위대한 기업의 주가수익 비율은 미래의 순이익을 할인해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소위 노련한 투자자라고 자신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런 문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84~185

5. 너무 적은 호가 차이에 연연해 하지 말라.

몇 백 주 정도의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소액 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매수하고자 하는 종목이 올바른 기업이고, 현재의 주가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매력적이라면 "시장 가격"으로 사라는 것이다. 25~50센트, 심지어 몇 센트 정도의 호가 차이는 만약 이 주식을 매수하지 못했을 경우 놓치게 될 이익 규모에 비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다. 만약 이 주식이 장기적인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면  처음부터 매수할 이유도 없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188 


제 9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추가

1. 너무 과도하게 분산 투자하지 말라.

2. 전쟁 우려로 인해 매수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그 결과는 언제나 똑같다. 20세기를 통틀어 세계 어디서든 대규모 전쟁이 발발하거나 미군이 전쟁에 개입하게 되면 미국 주식시장은 늘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단 한 차례 예외도 있었다. 1939년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바했을 때였다. 당시 미국은 중립을 지키고 있었고, 전쟁 특수 기대감으로 오히려 랠리를 보였지만 독일군이 연전연승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몇 달 후 전형적인 급락 장세를 연출했다. 이런 경우를 감안해도 전선의 총성이 멎고 난 뒤에는, 즉 제 1차 세계대전이나 제 2차 세계대전, 한국 전쟁 등 어떤 대규모 전쟁이든 일단 끝난 다음의 주가 수준은 전쟁이 벌어지기 전보다 훨씬 높았다. 더구나 최근 22년간 적어도 열 번은 국제적인 긴장감이 고조돼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졌는데, 이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주식시장은 전쟁 우려로 급락을 했지만 전쟁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으면 곧 급반등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06

3. 관련 없는 통계 수치들은 무시하라.

4. 진정한 성장주를 매수할 때는 주가 뿐만 아니라 시점도 정확해야 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이런 주식은 당연히 매수해야 할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잠시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측면이 있다. 실은 최근 몇년 동안 다른 벤처 기업들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이 기업 역시 주목 받게 된 것인데, 만약 이런 새로운 분위기나 영향이 아니었다면 이 기업의 주가는 지금처런 32달러가 아니라 20달러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5년 뒤 앞서 이야기했던 새로운 순이익 창출 요인이 충분히 주가에 반영될 경우 75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할 때 지금 우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보다 60%의 프리미엄을 더 얹은 32달러를 주고 이 주식을 사야 할 것인가?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20

그런데 다행히도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의지할 만한 방법이 하나 있다. (중략) 이것은 주식을 특정 주가에 맞춰서 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맞춰 사는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21

5. 군중을 따라가지 말라.

이처럼 똑같은 사실을 놓고 시기에 따라 금융시장의 평가가 180도 달라지는 것은 결코 주식시장 전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특정한 산업이나 그 업종에 속해 잇는 개별 기업에 대한 증권가의 선호도 역시 기본적인 사실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25~226


제 11장 요약과 결론

어떤 종류의 주식을 매수하고, 언제 매수해야 하며, 또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주식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적인 사업체로서의 성격을 유지하는 한 절대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주 뛰어난 투자자들조차 자주 저지르는 투자 실수에 대해 설명한 제 8~9장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한 원칙을 알고, 자주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이해한다 해도 인내심이 없거나 자기 단련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가장 탁월한 투자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 오래 전에 이런 말을 해주었다. 주식시장에서는 머리가 좋은 것보다 신경이 좋은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셰익스피어는 비록 의도하고 한 말은 아니었곘지만 성공적인 주식 투자의 핵심을 이렇게 요약했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서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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