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인 투자의 장단점

부동산 법인 투자의 장단점

김연아 씨가 법인을 설립한 이유

경기 화성시에 2017년 9월에 문을 연 스타벅스 동탄역점의 건물주는 피겨여왕 김연아 씨다. 그런데 상가 소유주만 보면 건물주가 누군지 대번에 알기가 어렵다. 실제 소유주는 주식회사 생기지대다. 이 회사 등기 임원이자 대표 이사가 김 씨다. 

 

김 씨가 부동산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커넬워크 상가를 분양받은 게 이미 2010년이라는 건 공연한 사실이다. 투자 목적이었고 개인 자격이었다. 그런데 수년 후에는 회사를 세우고, 가족이 회사에 합류했다. 법인을 설립하려면 여러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설립하기가 까다롭고,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걸 감수하면서까지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법인 투자의 절세 효과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 이유를 정확히 헤아리기란 어렵다. 다만, 합리적인 방식으로 유추해 볼 수는 있다. 가장 유력한 동인은 '절세'다.

 

세금은 과세표준을 정해서 매긴다. 개인은 여기서 최소 6%부터 최대 45%까지를 소득세로 낸다. 한 해 과세표준이 10억 원을 초과하면 최대 세율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법인은 법인세율 최저 10%에서 최고 25%까지를 적용받는다. 최고 세율 25%는 과세표준이 3,000억 원을 초과해야 적용된다. 엔간히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이 아니고서는 최고 세율을 적용받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김 씨와주식회사 생기지대가 올해 과세표준을 20억 원으로 가정하고 세금을 단순히 산출해 보면, 개인과 법인의 세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금세 알 수 있다.

• 김 씨는 과세표준 20억 원가운데 10억 원까지는 3억 8,460만 원, 초과하는 금액 10억 원에 대해서는 세율 45%를 적용받아 4억 5,000만 원이 발생한다. 소득세 합계는 8억 3,450만 원이다.
• 주식회사 생기지대는 과세표준 20억 원에서2억 원까지는 세율 세율 10%를 적용받아 2,000만 원이, 나머지 18억 원은 세율 20%를 적용받아 3억 6,000만 원이다.

각각 소득세와 법인세 차이는 4억 7,450만 원이다. 주식회사 생기지대가 2년 동안 낼 세금보다 많은 금액을 김 씨는 1년 만에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세표준을 줄이는 데 유리한 변수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법인은 비용을 경비로 돌리기에 유리하다. 경비는 사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비용으로 쳐서 과세표준에서 뺀다. 법인은 세금을 덜 낼 요인이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개인은 그렇지 않다.

 

법인 투자의 장점들

여배우 김태희 씨는 배우자 정지훈 씨와 함께 강남역 인근 빌딩을 920억 원에 매입했다. 매입 주체는 유한회사 프레시티지투에셋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김 씨가 대표이사다. 시장에서는 이들 부부가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사들인 것이 절세 목적이라는 데 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부차적이지만, 법인은 당사자 신분을 드러내지 않아 고려 대상이 되기도 한다. 법인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보거나 주주 명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대표이사 외에는 법인에 관여한 개인을 알기 어렵다. 세상에는 굳이 이름과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법인은 부의 이전에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가족을 법인의 주주로 만들고 수익을 배당하는 것이다. 배당 소득세를 내겠지만 증여세는 다소 비껴갈 수 있다. 법인은 개인보다 대출에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다. 법인으로 소유한 부동산은 개인 명의 부동산으로 치지 않는다. 법인 임직원은 근로소득으로 건강보험료를 내는 까닭에 자산을 기반으로 내는 지역가입자보다 보험료를 아낄 수도 있다.

 

법인 주주는 회사가 진 채권에 대한 책임 소재도 적거나 혹은 없다. 말썽이 일어나도 최악은 가지고 있는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것뿐이다. 회사 빚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장 폐지된 상장사의 주주에게 회사 빚을 갚을 의무는 없다. 

 

실제로 스타벅스 임대인 다수는 법인이다. 이런 회사들 가운데 이마트와 같은 이해 당사자와 상장사와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1인 기업 혹은 가족 기업 형태로 이뤄진 법인도 상당수다.

 

법인 투자 vs 개인 투자

그렇다면 개인을 고집하는 나머지는 바보란 말인가? 그게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법인의 한계와 개인의 이점을 따져보면 무조건 회사를 세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우선 법인은 운영이 까다롭다. 개인 사업자는 자금을 자유자재로 쓰지만, 법인은 안 된다. 어디에 얼마 큼을 어떻게 썼는지, 언젠가는 밝혀 장부에 적어야 한다.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라 하더라도 회삿돈은 회삿돈이다. 맘대로 쓰면 횡령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법인을 세우거나 폐지하려면 비용도 든다. 이런 번거로움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개인이 법인이 될지는 따져볼 사안이다.

 

<법인 설립 시의 장단점>

장점	단점
소득세 절세 효과(과세구간 표 참조)	취득세 중과
개인신상 노출 회피	법인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 및 서류 절차 필요
지역가입자 대비 건강보험료 낮음	법인 대표로 활동 시 근로수당, 배당수당 별도 과세
가족 등을 주주로 올리고 배당으로 수익 분배 가능	장기 보유에 따른 양도 소득세 공제효과 없음
개인보다 대출 자유롭게 이용

 

아울러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면 개인보다 취득세가 더 세다. 개인은 4.6%인데 법인은 9%가 넘는다. 또한 법인을 설립하려면 자본금이 들어간다. 법인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낮은 게 착시일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 법인을 세우고 대표로 일하면서 받는 근로소득과 배당금에도 소득세가 붇는다. 여기에 법인세를 또 별도로 내야 한다.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도소득세 때문에 건물을 얼마나 오래 보유할지도 변수다. 개인은 15년 이상 보유한 상가 건물을 매도하면 양도소득세의 30%를 공제받는다. 반면에 법인은 양도소득세에도 법인세와 같은 공제율이 적용된다. 투자한 부동산이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보유할 계획인지는 법인화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한 관건이다.

 

법인 투자의 이점과 단점을 고려하면, 누군가에게 법인은 정답이 아니라 해답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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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욱, 김무연 <나의 꿈 스타벅스 건물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