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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독서 노트]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있는 '사실(fact)'을 다루는 게 아니고 '규범(moral)'을 다루기에 과학이 아니고 신념이나 종교에 가깝다.

by 고니과장 2020. 3. 26.

  케인스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해서는 전혀 쓸모없는 글이라고 폄하했다. 한 철학자가 케인스에게 <자본론>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본론에 대한 나의 느낌은 코란과 같습니다. 나는 자본론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바보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구세주의 말씀과 영감을 발견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주의 깊게 살펴보니 그 책이 도대체 어떻게 그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당신은 <자본론>이나 코란이 모두 올바른 지식이라고 믿습니까? <자본론>은 사회학적 가치를 가질 수는 있지만 경제학적 가치는 전혀 없습니다."

  케인스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왜 그렇게 폄하했을까?

  나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경제학은 사회 현상을 그대로 관찰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파악하는 과학자적 태도를 견지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는 현실이 아니라 세상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맞추어서 그에 맞는 인간상을 생각해내는 점성술이나 연금술과 같은 접근 방식을 보인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있는 '사실(fact)'을 다루는 게 아니고 '규범(moral)'을 다루기에 과학이 아니고 신념이나 종교에 가깝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한때 지구의 절반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사회학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준 것은 틀림없지만 실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데 기여한 것은 전혀 없기에 경제학적 가치는 없다고 케인스는 지적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경제학 책에서 마르크스의 이론이나 주장이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론으로써 실효성과 타당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부의 인문학 - 브라운스톤(우석)> 150쪽에서 15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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