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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경쟁력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하라

by 고니과장 2023. 8. 25.

경쟁력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하라

- 박영옥(주식농부)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 주식농부의 농심 투자와 투자 인생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몇 가지 지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주당수익률, 배당률, 주당순자산가치 등과 함께 경영자의 능력, 기업문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 등도 언급했다. 이런 지표들을 기준으로 삼아 기업들을 가려내보면 대부분 업계 1위의 기업이 남는다.


1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시장점유율도 높고 자산이 많으니까 투자 여력도 많다. 이런 요소들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따라서 앞으로도 1등을 유지할 기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위기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튼튼하기 때문에 위기를 이기기 쉽고 그럴 때 허약한 기업들이 쓰러지면 위기 이후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해진다.


그래서 나는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1등 기업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나도 예전에는 2, 3위 기업에 투자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거의 업계 1, 2위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아모레피시픽은 1위 기업의 위력을 잘 보여주는 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화장품 업계는 아모레퍼시픽, 한국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등이 나름 고유 영역을 지켜가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1위는 아모레피시픽이었고 2, 3위 기업과는 어느 정도 격자가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위기가 닥쳐오자 1위 기업의 진면목이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외한위기가 닥쳐오자 은행들은 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재무구조가 좋았던 아모레퍼시픽에게는 대출금 회수가 별다른 위협이 아니었지만 다른 회사들은 달랐다. 당장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회사에 자금이 부족하면 연구개발, 영업망 확충, 고객 서비스 동 어느 것 하나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한다. 경쟁기업의 악재가 아모레퍼시픽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시장점유율은 점점 더높아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00년대 초 디지털 방송 시대의 개막에 맞취 고화질에 대비한 화장품 제조와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연예인들은 고화질 방송이 되면서 아날로그 방송일 때는 걱정하지 않았던 작은 잡티, 주름 등에도 신경을 써야 했고 그 필요를 간파했던 것이다. 연예인들이 입는 옷이나 장신구 등이 금방 유행을 타는 것처럼 연예인들이 쓰는 화장품도 곧 많은 여성들이 사용하게 되리라고 예측했던 것이다.

예측은 들어맞았다. 여기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여성들도 아모레피시픽 제품을 찾게 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013년 말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약 2년 만에 5배 이상 올랐다.

 

한국경제TV 역시 1위 기업의 위력을 잘 보여주는 예다.

지상파를 포함한 시청률에서 20위권을 유지하는 채널로 중권경제 방송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우위를 활용해 PC와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환경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한국경제TV가 서비스하고 있는 플랫폼 와우넷은 회원 수 93만 명으로 최근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붐을 타고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1등 사업자로서의 지위와 변화에 대한 준비가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엽계 1등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투자처인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의 업종이 주류인지 비주류인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업종 자체가 사양 추세에 있다면 1위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나는 2004년 두 개의 기업을 주목하고 있었다. 하나는 농기계 1등 기업인 대동공업이었고 또 하나는 국내 최대 조선회사인 현대중공업이었다. 두 회사 모두 오래된 업력을 가지고 있었고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나는 대동공업을 선택했다. 물론 충분한 공부와 탐방을 끝넨 다음이다. 당시의 복잡한 상황 때문에 무산되기는 했지만 1962년에 자동차 사업 진출을 시도할 만큼 기술력이 있었다. 그리고 농기계 사업이니 시골 출신인 내가 이해하기에도 수월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국내 1등인 건 맞지만 세계 조선사와의 경쟁 관계, 조선 수주의 불안정성, 환율등 경영환경의 변동요인이 매우 복잡했다. 내가 현대중공업의 미래에 대해 내린 결론은 '잘 모르겠다'였다. 아는 기업에 투자를 해야 불안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야 오래 기다릴 수 있다는 내 투자 철학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현대중공업이 아닌 대동공업에 투자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 판단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제안도 했지만 내가 기대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익은 났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지금은 소액만 남겨두고 있다. 만약 현대중공업에 투자했다면 고생도 덜하고 투자수익률도 휠씬 높았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업계 1위라 하더라도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해당 업종이 현재 성장기인지 쇠퇴기인지, 아니면 한창 활짝 핀 꽃인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업종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회사가 만드는 제품에 소비자가 몰린다는 뜻이다. 소비자가 몰리게 하려면 제품이 좋아야 하고 서비스도 잘해아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아 할 것은 '업계 1위'라는 현상 자체가 아니라 그 기업을 업계 1위로 만든 요소들이다. 업계 1위 기업은 하위 기업들에 비해 기술력이 높고 시스템도 잘 갖취져 있다. 1위라서 기술력과 시스템이 좋은 것이 아니라 기업의 열정과 창의, 변화에 대한 대응 등이 기술력과 시스템을 좋게 만들었고 그 결과 1등이 된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중요한 이유는 '무늬만 1등인 기업'을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1등인 기업이 계속해서 이 자리를 유지하려면자사 제품의 수요를 유지, 충대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1등을 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을 소홀히 한다든가 영업망 확충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문제가 생길 것이 뺀하다.


업계 1위 기업을 찾아내는 일은 쉽다.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을 1등으로 만든 요소들이 지금도 제대로 굴리가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 그것은 벼락치기가 아니라 평소에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데이터와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한 달에 한 개 기업을 심도 있게 공부한다면 5년이면 60개 기업에 대한 지식과 데이터가 축적된다. 그 정도면 우리나라의 웬만한 기업은 전부 알게 되는 셈이다. 하나의 기업을 제대로 공부하자면 해당 업종의 전망과 경쟁사까지 알아아 한다. 그러다 보면 전 상장사를 공부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렇게 쌓아간 지식과 데이터가 곧 돈이다. 5년 정도만 자기 페이스대로 공부하면 전 상장사의 현황과 특징을 알게 되고 지금은 2위지만 곧 1위로 도약할 기업들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주식투자의 경쟁력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일단 1등이나 상위그룹 위주로 보라. 그렇게 동행을 하다 보면 왜 1등인지 알게 된다. 물론 업계 1등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수익에 비해 배당이 낮다든가 회사의 경영이 지나치게 오너의 이익 위주로 돌아가는 기업이라면 1등이라고해도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기업들은 지표들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기 패문에 혹하기 쉬운데 조심해야 한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분들의 경우, 우선은 좀 편하게 투자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으로 시작을해서 주식시장을 충분히 배우는 것이 좋다. 1등 기업과 동행하면서 정보를 보는 안목,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먼저다.


- 박영옥(주식농부)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 주식농부의 농심 투자와 투자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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