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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건강한 재무구조와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

by 고니과장 2023. 8. 25.

건강한 재무구조와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

- 박영옥(주식농부)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 주식농부의 농심 투자와 투자 인생 이야기>

 

건강한 재무구조

2010년 7월, 33년 역사를 가진 토종 패션의류업체인 톰보이가 최종 부도처리 되었다. 톰보이는 부도 직전까지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4회, 유상증자 2회 등 총 6회의 자금조달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자금조달은 원활하지 않았다. 결국 어음 16억여 원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났다. 부도 전의 재무구조를 보면 금년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 348%, 유보율 14%였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은 투자한 기업이 부도가 나는 경우다. 소중한 자산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상장폐지라는 것도 있다. 2018년에는 61개사, 2019년에는 38개사. 2020년 8월까지 45개사가 상장폐지되었다.

 

부도나 상장폐지가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이런 기업들은 몇 가지 징후를 보인다. 톰보이처럼 자주 자금조달을 하고 최대주주가 자주 바뀐다. 그리고 기업 정보를 성실하게 공시하지 않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상장폐지가 되는 기업들은 모두 무능력한 CEO가 기업을 경영했고 재무구조 역시 부실했다. 따라서 투자할 기업을 결정하기 전에 가장 번저 해야 할 일은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를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아직 주식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독자들은 '자기 돈을 넣으면서 그 기업의 자산이 얼마인지, 빚이 얼마인지 알아보지도 않는 사람들 이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 정도는 일아본다. 문제는 그 정도만 파악하는 데서 그친다는 것이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까지는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부채비율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위험수위도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가 그 기업이 영업을 통해서 번 돈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잉여금이 열마나 쌍여 있는가를 나타내는 유보율이 있다. 부채비율과 유보율이 재무구조를 파악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들이다.

 

그런데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50억 원인 어떤 기업의 부채가 200억 원이라고 하자. 부채비율이 400%니까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부실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만약 200억 원이라는 돈이 차입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월 이자를 내야 한다면 부실한 기업이 맞다. 그런데 부채는 차입금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이야기하는 '외상'이 있을 수 있다. 현재 해당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면 당연히 충분한 재고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품업제에서 대량의 부품을 외상으로 매입했다면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부채지만 곧 매출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시설투자를 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물건을 달라고 아우성인데 공장의 생산력이 그에 따라가지 못한다면 돈을 빌려서라도 공장을 지어야 한다. 또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위한 시설투자로 인해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도, 곧 매출로 변할 부채도 이름은 똑같이 부채다. 내용은 보지도 않고 부채비율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재무구조가 좋다고 해서 항상 좋은 기업인 것만은 아니다. 모든 제품은 수명이 있다. 따라서 미래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항상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복지부동의 자세로 금고에 돈만 쌓아투고 있는 기업도 의외로 많다. 특히 요즘처럼 저금리의 시대에 오로지 자기 돈만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자세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런 기업들은 주가 역시 복지부동으로, 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는다.

 

좋은 지배구조

해당 기업 자체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것이 재무구조라면 지배구조는 그 회사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기업들과의 관계 지형도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사세를 확장하면서 자회사를 만들게 된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재무구조는 건강한데 모기업의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면 굉장히 위험한 신호다.


오래전 오수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에 투자한 적이 있다. 재무구조는 양호했고 기술이나 자본력도 좋았다. 그런데 모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모기업은 IMF 때 18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그 자금을 본업에 투자하지 않았다. 업종다변화를 꾀한다며 전문성이 없는 사업들에 손을 댓던 것이다. 결국은 부도 처리가 되어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큰 손실을 입고 말았다.


항상 모기업이 자회사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자회사들 중에서도 폭탄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기업을 평가할 때는 관계사의 건전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 한다. 기업 단위로 보면 투자할 기업, 투자할 기업의 관계사 그리고 경쟁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아직 주식을 잘 모르거나 이 같은 공부를 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해온 독자들은 '이렇게 어러워서야 어떻게 주식투자를 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른다. 재무구조의 내용, 관계사, 경쟁사까지 조사하고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여기에 기회가 있다. 세상에 공찌는 없고 쉬운 일에서 돈을 벌기는 어렵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렵기 때문에 아무나 성공할 수 없고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 박영옥(주식농부)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 주식농부의 농심 투자와 투자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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