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기업의 이익
참고로 책이 쓰여진 시기는 1971년 말~1972년 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대중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 화폐의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사실, 그리고 미래에는 화폐의 구매력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증권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비가 상승하면 고정소득 생활자들은 확실히 고통받게 되며, 원금이 확정된 금융상품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주식을 보유하면 주가 상승과 배당 증가가 구매력 감소를 상쇄해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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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하건대, 인플레이션 기간은 기업의 이익 및 주가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없다. 그 명백한 예가 1966-1970년이다. 이 기간 물가 상승률은 22%로서, 1946-195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기업의 이익과 주가 모두 1965년부터 계속 하락했다. 다른 기간을 살펴보아도, 인플레이션 기간과 기업의 이익 및 주가 흐름 사이에서 일관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미국 기업들의 자본이익률도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중요한 주제이다. 전반적인 경기가 상승세일 때에는 기업들의 자본이익률도 따라서 상승했지만, 도매 물가나 소매 물가가 상승할 때에는 자본이익률이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0년은 인플레이션 기간이었는데도, 자본이익률은 오히려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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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인플레이션을 3%로 예상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이익과 주가를 높이지는 않는다고 가정하여 계산했다. 과거 비슷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인플레이션이 이익을 높여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숫자를 분석해 보면, 지난 20년 동안 다우지수 종목들의 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은, 모두 유보이익 재투자를 통해서 투하자본이 대폭 증가한 결과였다. 만일 인플레이션이 이익을 높여주었다면, (유보이익 재투자와 상관없이) 기존 자본에 영향을 미쳐 이익률을 높여주는 형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도매 물가 상승률은 40%에 육박했는데도,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업의 이익은 소비자 물가보다 도매 물가의 영향을 더 받는다.)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주가가 상승하려면,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이런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과거 경기순환을 살펴보면, 호경기에는 물가가 상승했고 불경기에는 물가가 하락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1950-1970년 데이터는 이런 관점을 뒷받침한다. 호경기가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숫자를 분석해 보면, 인플레이션이 ROE에 미친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심지어 ROE 유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들의 이익 증가를 저해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아마도 인플레이션이 미친 가장 중요한 영향은 (1)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과 (2) 막대한 추가 자본투자를 강요하여, 투하자본 대비 매출을 떨어뜨린 것이다.
참고로 책이 쓰여진 시기는 1971년 말~1972년 초이다.
벤저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2장 투자와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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