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말하는 시장 폭락에 대응하는 법
1.
간단한 퀴즈를 내겠습니다. 당신은 평생 햄버거를 먹을 계획인데 소를 키우지 않는다면 소고기값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마찬가지로 당신은 간혹 차를 사야 하는데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면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물론 답은 질문 안에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퀴즈입니다. 당신이 앞으로 5년 동안 주식을 사 모은다면 이 기간에 주식시장이 올라가기를 바랍니까, 내려가기를 바랍니까? 이 퀴즈에는 틀리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앞으로 장기간 주식을 사 모을 사람들조차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주가가 내리면 우울해합니다. 이는 햄버거를 사 먹으려는 사람들이 소고기값이 오른다고 좋아하는 셈입니다. 이런 반응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곧 주식을 팔 사람들만 주가가 오를 때 기뻐해야 합니다. 주식을 살 사람들은 주가가 내려가기를 바라야 합니다.
2.
버크셔는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회사들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혜택은 주가가 내려갈수록 커집니다. 주가가 낮으면 우리 자회사들은 같은 돈으로도 주가가 높은 때보다 자사주를 더 많이 사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워싱턴 포스트, 웰스 파고는 요즘처럼 주가가 높을 때보다 과거 주가가 매우 낮을 때 자사주를 많이 매입하여 버크셔에 매우 큰 이익을 안겨주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내려가면 우리 주주들은 기뻐해야 합니다. 버크셔와 자회사들이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입니다.
3.
신문 머리기사에서 "시장 폭락으로 투자자 손실 발생"을 읽게 되면 웃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시장 폭락 때 팔면 손실이지만, 사면 이득"이라고 고쳐 읽으십시오. 사람들은 흔히 이 자명한 이치를 망각하지만 파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 손실을 보면 누군가 반드시 이득을 봅니다. 우리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식과 기업의 가격이 낮았던 덕에 엄청난 이득을 보았습니다. 당시 시장이 변덕스러운 투자자들에게는 적대적이었지만,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우호적이었습니다.
4.
명성 높은 펀드매니저들이 기업의 미래에 집중하는 대신, 이제는 다른 펀드매니저들의 며칠 뒤 행동을 예상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이들에게 주식은 게임용 주화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가 '포트폴리오 보험'으로서, 1986~1987년에 선도적 투자자문사들이 사용했던 운용 전략입니다. 소액 투기꾼의 손절매 주문을 단지 이색적으로 포장한 전략인데, 주가가 하락할수록 주식 매도량도 계속 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고려 사항은 없습니다. 따라서 주가가 일정 수준 내려가면 자동으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옵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농장 주인이 이웃 농장이 싼 가격에 팔렸다고해서 자기 농장도 나누어 팔겠습니까? 또는 어느 날 아침 9시 30분에 이웃집이 전날 가격보다 싸게 팔렸다고 해서 당신 집을 9시 31분에 매수호가에 무조건 팔아버리겠습니까?
그러나 포트폴리오 보험 이론에서는 포드나 GE를 보유한 연금기금이나 대학에 대해서도 이렇게 하라고 말합니다. 회사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수록 더 적극적으로 팔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런 기업의 주가가 대폭 반등한 다음에 다시 사라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관행을 따르는 펀드매니저들이 막대한 자금을 주무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때때로 기괴한 행태를 보이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5.
그러나 최근 사건들을 보고 잘못된 결론을 내린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이제 변덕스러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므로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가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결론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이런 시장은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키기만 하면 소액 투자자에게든 거액 투자자에게든 이상적인 기회가 됩니다. 펀드매니저들의 비합리적인 투기에서 비롯되는 변동성은 진정한 투자자에게 현명하게 투자할 기회가 됩니다. 금전적 압박이나 심리적 압박에 못 이겨 잘못된 시점에 팔 때만 변동성에 희생당하는 것입니다.
- 워런 버핏 원저, 로렌스 커닝햄 편저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중에서
'가치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워런 버핏이 말하는 신주 공모 (1) | 2023.04.14 |
---|---|
워런 버핏이 말하는 수익 실현 (0) | 2023.04.14 |
워런 버핏이 말하는 미스터 마켓 (0) | 2023.04.13 |
워런 버핏이 말하는 가치투자 (0) | 2023.04.12 |
워런 버핏이 말하는 분산 투자와 투자 위험 (0) | 2023.04.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