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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투자조언) 그레이엄은 왜 안전마진을 그토록 강조했을까? 안전마진 뒤에 숨은 철학은 무엇일까? 그 밑바탕에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그레이엄 의 뛰어난 통찰이 깔려 있다. - <현명한 투자자의 ..

by 고니과장 2019. 10. 22.

옮긴이 서문

결국 리버럴 아트는 자유로운 인간의 학문, 나아가 인간을 자유로게 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저변에는 다양한 영역을 공부하여 여러 분야에 대한 식견과 이해력을 높일수록 관습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현대의 리버럴 아트에는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투자하는 목적도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나아가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일텐데, 그런 측면에서 리버럴 아트는 '투자자의 학문'이라 부를 수도 있겟다. 여러 지식체계를 통섭적으로 읽고 배워서 깨달음을 얻을 때 더 성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p.12


투자를 잘하기 위해 오직 투자서적이나 경제서적만 읽는 사람은 찰리 멍거의 비유처럼 '망치만 가진 사람'과 같다. 망치만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는 결국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다. 투자와 경영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주식시장 역시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학문 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오직 '망치'만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보다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대답을 내놓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p.13


가치투자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안전마진'이란 개념을 알 것이다.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를 누구나 말한다. 하지만 왜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그레이엄은 왜 안전마진을 그토록 강조했을까? 안전마진 뒤에 숨은 철학은 무엇일까? 그 밑바탕에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그레이엄 의 뛰어난 통찰이 깔려 있다.
이 책은 물리학,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 문학, 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을 다루고 있는데, 곳곳에서 계속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는 '인간의 인지적 편견과 그로 인한 잘못된 판단과 행동'이다.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손실을 회피하고, 과신하고, 프레이밍에 취약하고, 심리회계를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이성은 완벽하지 않고, 우리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계속 나오는 또 다른 주제 중의 하나는 '복잡계'담. 복잡계는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요소(혹은 개체)들로 구성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 파는 주식시장이 바로 복잡계다. 이런 복잡계의 특징 중의 하나가 비선형성이다. 선형적인 세상은 투입한 만큼 그에 비례하여 곧바로 산출물이 나온다. 하지만 비선형적인 세상은 투입과 산출이 그대로 비례하지 않는다. 이 곳에서는 커다란 사태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하고, 커다란 사태를 일으킬 것 같았던 특정 사건이 흐지부지 끝나기도 한다. 수많은 구성요소들, 이들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역동성과 비선형성으로 인해 복잡계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우리 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우리 인간과 세상의 본질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그 대답이 바로 그레이엄의 안전마진인 것이다. 우리 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로 안전마진이다. 나아가 자신이 생각했던 안전마진 자체가 틀릴 수 있기에 이중의 대비책으로 우리는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철학'의 필연적인 결과인 것이다.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공부할 때 우리는 더 풍부하게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p. 14, 15


-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로버트 해그스트롬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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