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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독서 노트] 통신혁명은 기업을 시대에 뒤떨어지게 할까?

by 고니과장 2020. 4. 8.

통신혁명은 기업을 시대에 뒤떨어지게 할까?

  사실 이 물음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로널드 코우즈는 노벨상을 받기 전인 1937년 "근로자가 생산단계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개별 구매자와 판매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회사 직원으로 조직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회사가 직원을 위해 유용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즉 회사는 정보 부족을 극복했고 거래비용을 낮췄다. 어떤 상품이 팔리고 구입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나 돈, 또는 이 모든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업은 이 비용을 줄였다.

(중략)

  통신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거래배용이 절감된다. 여분의 능력과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탐색하는 일이 이제 더 쉬워질 것이다. 전자우편, 온라인계산서 청구와 같은 기술은 원거리 공급자와의 거래비용을 절감해준다. 사람들은 어떤 서비스든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 그 결과 기업은 더 작은 단위로 재편될 것이다.

  기업은 마치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흡사하게 될 것이다. 제1, 2차 세계대전 사이에 할리우드 스타는 스튜디오 단위로 계약하며 고용되곤 했다. 이것은 스타의 수입을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에 이것은 스타가 덜 훌륭하고 덜 대중적인 배우에게 종속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튜디오 체제는 해체되었다. 오늘날 영화를 만드는 것은 임시 '기업'을 조직하는 것이다. 즉 대본작가, 의상 디자이너, 기술자, 제작자, 감독, 배우를 사는 행위를 포함한다. 각 참여자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에 기초해 위로부터 부여된 등급에 따른 급료를 받지 않고 개인의 시장가치를 반영한 수입을 받는다. 장차 많은 기업들은 이 같은 영화제작 과정과 매우 유사하게 변할 것이다.

(중략)

  컴퓨터와 통신은 기업이 근로자 개개인들의 네트워크로 바뀔 수 있게 한다. 근로자 개개인은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전문성을 갖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적은 단위로, 또 혼자 일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작은 사무실로 이루어진 특정한 목적을 가진 아파트나 가정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다. 고성능의 통신은 특히 '지식 근로자'가 더 유쾌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 급부상한 생활양식과 조화를 이룰 것이다. 현재 미국은 5명의 근로자 중 1명이 적어도 근무시간 중 일부를 가정에서 쓰고 있다.

  이런 생활양식은 또한 금융에 대한 여러 가지 함의를 담고 있다. 선진국의 인구가 노령화됨에 따라 그들의 저축은 수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증대된 저축액은 상대적으로 적은 소수의 대기업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무수한 소기업으로 분산되는 바람직한 형태를 띨 것이다. 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흔히 대기업에 대한 투자에 비해 위험부담이 크다. 이들 소기업은 전문화되어 있지만 특수한 시장의 장애요인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소기업은 거의 지식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거기에 투자하는 것은 물질적 자산이 아닌 인적 자산의 소유를 의미한다. 투자자는 점차 대다수 기업의 주요 자산이 될 인간의 창조성과 재능을 판단하는 데 정통해야 한다. 그리고 문 밖으로 걸어나가는 이런 인간 자산에 대한 자신의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략)

  아마도 가장 놀라운 기업의 변화 양상은 통신만이 아니라 다른 힘에 의해서도 추진될 것이다. 통신은 이미 드러난 많은 경향을 강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통신혁명은 기업변화의 흐름에 역행하기보다는 상호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신혁명의 영향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거리의 소멸 디지털 혁명 - 프랜시스 케언크로스> 221쪽에서 224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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