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사면 떨어질까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왜 내가 사면 떨어질까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내가 사면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주식시장은 나 따위에 관심이 없다. 그저 가야 할 길로 갈 뿐이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 자신이다. 누구에게나 매수한 기업 주가가 오른 날도 있고 떨어진 날도 있다. 다만 오른 때보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의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는다. 그래서 '내가 사면 떨어진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가는 우리의 바람처럼 차근차근 성장하지 않는다. 주가는 때로 비바람에 씻겨 내려가고, 깊은 바다 심연으로 들어가서 한동안 두문불출한다. 얼마 뒤 허리케인이 쓸고 지나간 것 같은 그 자리에 새싹이나고, 다시 평화가 깃든다. 얼마간 이런 평화가 지속되다가 고통이 희미해질 때쯤 다시 쓰나미가 몰려온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태초에 주식시장이 있었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내가 사든 안 사든 관계없이 주가는 상승하고 하락하고 폭등하고 폭락한다. 그게 주식시장의 본질이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른다는 것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겪는 고뇌일지도 모른다. 이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온갖 장치를 마련하는 전문가들에게도 말이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단 한 가지다. 당연한 사실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늘 격렬한 파도를 몰고 다닌다. 그렇다면 이 요동치는 시장에서내 손가락도 현란하게 받아쳐야 할까?
출근 시간대의 도로를 상상해보자. 지그재그로 달리는 차,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는 차 등 교통 흐름을 준수하지 않는 차들로 도로는 그아말로 난장판이 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요동치는 주식시장에 맞취 나도 함께 요동치면 계좌는 난장판이 된다.
상승하고 하락하고 폭락하고 폭등하는 주식시장의 당연한 본질을 받아들이자.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마이너스 20퍼센트 정도인 상황에서 당신의 계좌가 마이너스 25퍼센트 내외라면, 그냥 흐름대로 가게 놓아두는 편이 났다. 이때 뭔가를 더해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흐르는 강물을 힘겹게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투자자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주이지지 않는다. 그저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다.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