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성공 투자를 가로막는 감정 기억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고니과장 2023. 8. 22. 20:37

성공 투자를 가로막는 감정 기억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남녀불문하고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렵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경험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이를 '감정 기억'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경험한 기억을 바탕으로 어떤 사건에 대한 자극을 평가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새로운 경험이든 과거의 유사한 경험에 대한 기억과 그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며 결과를 예즉하고 상황을 해석한다.


감정 기억을 심리학에서는 '정서적 기억emotional memory'이라고 한다. 정서적 기억은 기쁨, 슬픔, 고통, 행복감, 분노 등 감정 등과 연관된 기억을 뜻하는데, 이런 기억은 뇌리에 단단히 자리 잡는다. 문제는 이 정서적 기억이 연애만 방해하는 게 아니고 성공적 투자를 방해하곤 한다. 그만큼 과거의 투자 경험을 강렬하게 인지했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두려움'과 '지나친 과신'이라는 두 가지 정서적 기억으로 자리매김한다.

 

1.
첫 번째 정서적 기억인 투자의 두려움은 '남자(여자)들은 다 그래'같은 성격을 띠는데, 특정 투자는 무조건 틀렸다는 사고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국내 주식 하다가 지난번에 크게 잃었어. 다시는 국장 안 들어가."

"아버지가 주식 투자로 전 재산 날리다시피 해서 우리 가족이 너무 힘들었어. 난 절대로 주식 안 해."

"우량주 투자가 좋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GE(제너럼 일텍트릭)는 과거에 세게 1등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죽쑤고 있잖아."


그러나 세상에는 무조건 틀린 것은 없다. 사실 투자에서 중요한 부분은 투자의 조건 설정이다.어떤 조건에서는 맞을 수 있으므로 특정 부분을 무조건 틀렸다고 몰아가면 투자에 이롭지 않다. 과거의 특정 기억에 얽매이다 보면 강한 편견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런 편견이 심해지면 좋은 기회가 문을 두드렸을 때 두려움이 앞서 문을 열어주지 않게 되고, 굳게 단힌 문은 성공적 투자 기회에 길을 내주지 않는다. 이른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2.
두 번째 정서적 기억인 투자의 지나친 과신은 '나를 여신(의자왕)으로 받들어라'와 같은 성겨을 민다. 자신을 투자 천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승장에 무리수를 둔 종목 선정으로 한순간 큰 부를 일뤘다고 해서 자신을 '투자의 신'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또 투자에서 그동안 성공적으로 이어온 주식 투자가 어쩌면 '운'이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과신은 어느 한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릴 수 있다. 이것이 늘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특정 종목의 약진을 예상하고 반복적으로 사고파는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지면 투자자는 쉽사리 자기 과신의 높에 빠진다. 강렬한 성공에 대한 기억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는데, 이는 자멸의 전조 증상이다.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