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투자의 세 가지 한계점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생계형 투자의 세 가지 한계점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치킨값을 꾸준히 벌겠다는 생계형 투자에는 세 가지 한계점이 있다.
첫째, 적은 돈을 꾸준히 버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주식시장과 '꾸준함'은 서로 친하지 않다. 주식시장과 친한 것은 '변동성'이다. 시시때때로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늘 제 갈 길을가는 뱃사공을 상상해보자. 뱃사공은 날씨가 맑다고 해서 무리해서 장거리 운행을 하지 않는다. 그저 매일 비슷한 거리를 꾸준히 갈 뿐이다. 이쯤에서 당신은 이 뱃사공이 고수임을 눈치챘을지 모른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변동성의 폭풍이 일상인 주식시장에서 꾸준한 수익을 낸다면 고수다. 그것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최고의 고수다. 그러므로 '꾸준히 치킨값을 버는 투자'는 여간한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잘 맞지않는 고난도의 방법이다.
둘째 , 수익금을 치킨값으로 써버린다.
수익금을 생활비로 야금야금 써버리면 자본은 불어나지 않는다. 자본의 '스노우볼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눈덩이가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주변의 눈을 집어삼키듯이 수익금 또한 마찬가지다. 작은 눈덩이를 만들었다가 부쉈다가, 다시 만들었다가 히는 식으로 투자해서는 끝이 없다. 잠시 적은 수익에 만족해 그 수익을 써버리면 늘 제자리걸음이다. 애써서 투자
했는데, 돌아보면 남은 것은 없는 그런 투자다.
셋째, 투자가 노동이 된다.
매일 치킨값을 버는 투자를 하려면 매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트레이닝해야 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하는가 하면, 시장에서 시시각각 울려 퍼지는 무의미한 잡음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20% 하락 시 자동 매도를 설정해 유사시에는 재빨리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동분서주하며 열심히 노동해도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주가 폭락을 피할 길은 없다. 따지고 보변 주식 투자를 하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창조적으로 노동량을 늘릴 이유는 없다. 노동자의 피와 땀을 신성시하는 논리는 주식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투자자는 기업에 투자금을 대주는 사람이다. 직접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다. 그런데 많은 주식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도 근면하게 노동해야 한다고 여긴다. '불로소득'에 대한죄의식 같은 걸까?
- 한주주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